지난해 일본 수출규제로 촉발한 소부장 국산화에 대한 관심이 올해 들어서도 식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올해를 기점으로 매년 소부장 국산화에 대규모 정책자금을 투입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이에 따라 소부장 업계뿐 아니라 증권가에서도 ‘알짜’ 소부장 상장사를 발굴, 투자하는 데 힘쓰는 분위기다.
실제로 정부는 ‘소부장 경쟁력 강화 대책’을 발표하고 연구·개발(R&D) 등 소부장 국산화에 올해부터 7년간 총 7조 8000억원 규모 예산을 투입하기로 했다. 연평균 1조원 이상을 소부장 국산화에 투입키로 한 것이다. 정부가 이렇듯 소부장 국산화에 천문학적인 비용을 쏟아 붇게 된 배경에는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자리 잡고 있다.
소부장 국산화를 위한 정부 노력이 최근 구체화하고 있으며, 관련 부처 중 중기부가 가장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정부가 대규모 자금을 집행하는 만큼 업체를 선정하는 데 더욱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도체 증착장비와 식각장비 등을 생산하는 미국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는 연 매출액이 10조원을 넘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체들이 ‘갑’이어야 하는 반도체 산업에서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는 오히려 이들 기업 위에 군림한다.
결국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와 같은 거대 해외 업체들과 글로벌 시장에서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업체들을 키워내야 진정한 ‘소부장 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다. 하지만 앞서 중기부가 선정한 업체들을 뜯어보면 이 같은 상황을 기대하기 어려워 보이는 게 사실이다.
중기부 소부장 대·중소기업 상생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는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036930) 대표는 “정부가 소부장 국산화를 위한 자금을 경쟁력 있는 업체들에 집중 지원할 때 효과가 클 것”이라고 밝혔다. 곱씹어야 할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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