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빨라진 한은 금리인상 시계, 연내 실행에는 신중하길

  • 등록 2021-06-17 오전 6:00:00

    수정 2021-06-17 오전 6:00:00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당초에는 내년 하반기에나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했으나 최근 들어 조기 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발언들이 이어지면서 연내 인상 쪽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올 10~11월에 한 차례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달 27일 열린 올해 10차 금융통화위원회가 분기점이 됐다. 한은이 그제 공개한 의사록에 따르면 이날 회의에서 금통위원 6명 중 4명이 연내 인상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어 이 총재는 지난 11일 한은 창립 71주년 기념사를 통해 “현재의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향후 적절한 시점부터 질서있게 정상화해 나가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한은이 조기 금리인상론으로 선회한 것은 금리인상 여건들이 어느 정도 조성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첫째는 경기가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점이다. 지난 1분기에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7%를 기록했다. 수출이 지난달 45.6%나 늘어나며 경기 회복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데다 코로나19 백신 보급이 확대되면서 내수와 민간소비도 살아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에서 4%로 올렸으나 4.2%까지도 초과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둘째는 인플레 압력이다. 소비자 물가가 두 달 연속 2%대를 보이며 높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셋째, 가계부채 급증으로 금융불안 위험이 커지고 있는 점이다.

하지만 연내 금리인상에 따르는 위험도 적지 않다. 경기 회복력을 약화시킬 우려가 크다. 현재의 회복세는 대기업·수출·제조업·비대면 업종을 중심으로 K자형 양극화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중소영세기업·내수·서비스업·대면 업종까지 온기가 미치려면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 코로나19도 불확실성이 완전히 걷혔다고 보기 어렵다. 최근 국내외적으로 인도발 변이가 확산되고 있어 10월쯤 또 한 차례 고비를 맞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은이 연내 금리인상 신호를 적극 내보내 경제주체들이 사전 대비를 하도록 유도할 필요는 있다. 그러나 실행에 옮기는 문제는 신중을 기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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