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투혼' 이종욱 "팀에 도움됐다면 다행"

  • 등록 2012-10-12 오후 6:12:02

    수정 2012-10-12 오후 6:12:02

두산 이종욱. 사진=뉴시스
[사직=이데일리 스타in 박은별 기자]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다행이네요.”

두산 이종욱은 11일 열린 롯데와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1회밖에 뛰지 못했다. 부상때문이었다. 롯데 선발 사도스키의 공에 오른 종아리를 맞았다. 제대로 일어서지 못할 정도의 심한 통증. 그래도 그는 이를 악물고 1루로 걸어나갔다.

여기에 도루까지 성공, 김현수의 적시타로 홈을 밟아 선취점을 뽑아냈다. 그야말로 부상 투혼이었다. 주장의 절실함이 전해졌던 듯 두산은 이날 경기에서 승리하며 벼랑 끝에서 살아났다.

경기 후 양승호 롯데 감독은 “이종욱의 그런 플레이가 두산 벤치에 메시지를 전했다. 이종욱이 딱 도루한 순간, 오늘 경기는 힘들겠다 싶었다”고 했다.

12일 사직구장에서 4차전을 준비 중인 그에게 그 말을 그대로 전해줬다. 이종욱은 부상으로 뛰지 못한 것이 계속 미안했던지 “그렇게라도 팀에 도움이 됐다면 다행”이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종욱은 4차전 출전이 불가능하다. 부상 상태가 꽤 심각하다. “맞는 순간, 앞으로 힘들겠다 싶었다. 1이닝도 버티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게임일 수도 있겠다 싶어 더 뛰려고했지만 게임이 안되겠다 싶었다. 그래도 내 역할은 한 것 같다. 양 감독님이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그나마 다행이다”고 말했다. 다음 경기를 함께 하지 못한다는 생각에 아쉬움이 가득한 표정이었다.

비록 이날 경기에서는 빠지지만 그렇다고 그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건 아니다. 이닝이 바뀔 때마다 가장 먼저 선수들을 마중나와 파이팅을 외치고 격려한다. 서있기도 힘든 상태지만 그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겠다는 생각이다.

이종욱은 “다리 상태가 많이 안좋지만 오늘 경기 결과에 따라 출전 여부도 달라지지 않을까 싶다”며 투지를 보이기도 했다.

이어 그 대신 톱타자로 선발출전하는 오재원에 대해선 “워낙 잘 하는 선수니까 정신만 안 차리고 4차원 플레이를 펼치면 될 것”이라며 ”경험도 많은 선수이기 때문에 팀을 잘 리드할 것이라 본다“고 힘을 실어줬다.

또 “어제는 벤치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 하나가 됐다는 느낌이었다. 2년 전 역스윕 분위기와 비슷했다“며 ”1승을 했으니까 긴장되는 쪽은 롯데가 될 것이다. 선수들이 잘해줄 것이라 믿는다“며 승리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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