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현장은 지금]⑤'잃어버린 20년' 日서 성장한 업종은

유니클로, 1000엔대로 가격 낮추고 보온의류로 성장
기존에 없던 중고책 유통산업도 성장, ‘100엔샵’도 인기
  • 등록 2019-06-12 오전 7:00:00

    수정 2019-06-12 오전 8:46:27

일본 유니클로 대형 매장 중 하나인 오사카 신사이바라시(心齋橋) 매장 모습. (사진=일본 유니클로 홈페이지)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잃어버린 20년’을 겪은 일본이야말로 극심한 불황 속에서 다양한 산업을 키워낸 국가다. 불황 속에서 태어난 이들 산업은 아직까지도 일본 경제를 지탱하는 한 축으로 성장했다. 더불어 해외에까지 전파되며 일본 산업의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불황 속에서 성장한 일본기업 중 대표적인 곳은 중저가 의류업체 ‘유니클로’다. 히로시마의 작은 양품점에서 시작된 유니클로는 ‘유니크 클로싱’(unique clothing)의 줄임말이다. 당초 ‘오고오리상사’로 시작한 유니클로는 1991년 사명을 ‘패스트 리테일링’으로 바꾸면서 성장하기 시작했다. 1991년은 일본의 장기불황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던 해다. 유니클로(당시 패스트 리테일링)는 매장 직원을 감축해 원가를 낮추고 가격도 1000엔대로 대폭 낮췄다. 고객대를 학생층으로 확장하면서 기존 색상 티셔츠와 청바지를 주력으로 내세웠다.

특히 유니클로는 ‘히트텍’으로 큰 성장을 맛봤다. 불황에 접어든 일본에서 난방비를 아끼려는 수요가 늘자, 보온력을 강화한 의류인 히트텍으로 승부수를 건 것. 히트텍은 이 같은 일본 소비자들의 수요를 정확히 맞췄다. 그 결과, 히트텍은 전 세계에서 1억장 이상 판매될 정도로 글로벌 ‘머스트 해브’ 아이템으로 거듭났다. 이 같은 불황 속 승부수로 유니클로는 일본내 사양산업이었던 의류업으로 아시아 최대 패션업체로 성장하게 된다.

불황으로 인해 일본내 중고제품 관련 산업도 발전했다.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업체 중 하나는 중고책 유통업체 ‘북 오프’(Book-off)다. 1991년 도쿄 가나가와현에서 시작돼 현재 일본내 850여개 매장을 갖고 있는 회사로 성장했다. 일본은 출퇴근길에 지하철에서 책이나 만화책을 읽는 사람들이 많다. 북 오프는 당시 고서 정도만 유통되는 중고책의 패러다임을 책 전반으로 바꿨다. 중고로 거래되는 책이 깨끗하기만 하면 북 오프에서 판매가 가능했다. 현재 우리나라에 있는 중고서점 ‘알라딘’과 유사한 형태다.

불황 속에선 가격이 민감하다. 때문에 일본내에선 100엔샵이 인기를 끌었다. 진열된 생활용품 대부분이 100엔(한화 1000원) 정도인 매장이다. 일본 지방도시 히로시마에서 시작한 ‘다이소’도 1991년 일본의 불황이 시작될 시점부터 100엔샵을 운영했다. 다이소는 대량발주로 사입원가를 대폭 낮추고 이에 따른 가격 인하로 제품 대부분을 100엔대로 유지할 수 있었다. 다이소는 현재 일본내 3200여개 점포를 둔 업체로 컸다.

이와 비슷한 미용실 브랜드도 있다. 일본내 1000엔 미용실로 꼽히는 ‘QB 하우스’다. 1997년부터 시작해 현재 일본내 500여개 점포를 운영하는 브랜드로 성장했다. 이전까지 일본에선 최소 2000엔 이상을 지불해야 미용 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QB 하우스는 불황에 힘입어 가격을 1000엔으로 낮춰 승부, 불황에 지친 일본인들의 호응을 샀다. 이에 힘입어 QB 하우스는 인근 국가인 홍콩, 대만 등 중화권 시장까지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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