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집권 4년차 부동산·대기업 부자증세 본격화

[2020년 기획재정부 업무보고]
자산소득·초고소득자·대기업 세법개정안 7월 마련
코로나19 여파, 부유층까지 소비·투자 지갑닫을 우려
文 "정상적 경제활동 복귀".. 홍남기 "이달 패키지 대책"
  • 등록 2020-02-18 오전 2:30:19

    수정 2020-02-18 오전 9:45:55

[세종=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정부가 집권 4년차를 맞아 자산소득·초고소득자·대기업에 대한 세부담을 늘리는 사실상 부자증세를 본격화한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경기 부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세부담 증가로 대기업과 고소득층까지 지갑을 닫으면 내수시장에 침체의 골이 깊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청와대에서 기재부·산업부·중기부·금융위 업무보고 전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기획재정부는 17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2020년 업무보고에서 △자산소득·초고득자 과세 강화 △대기업 과세 정상화 △탈루소득 과세 강화 △중산층·서민·자영업자 세제지원 확대 등을 담은 세법개정안을 오는 7월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정부 출범 후 3년간 소득세 최고세율 인상(38%→42%), 법인세 최고세율 인상(22%→25%), 다주택자 종합부동산세율 인상(2%→4%), 대기업 연구개발(R&D) 비용 세액공제 축소 등 이른바 부자증세를 위한 세법개정을 완료했다.

올해는 부동산 투기근절을 이해 고가주택·다주택자에 대한 종부세를 인상하고 양도세 혜택은 축소한다. 현재 비과세인 개인의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거래소득에 대한 소득세 과세방안도 추진한다. 주식 양도소득세와 증권거래세 조정방안 등 금융세제 종합 개편방안도 마련한다.

세부담이 커질 경우 가뜩이나 코로나19 사태로 위축된 소비·투자심리가 악화해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부가 부자 증세에 나서면 고소득자·대기업들이 나름의 판단으로 소비나 투자에 쓸 돈의 여력이 줄어드는 부작용도 우려된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제 상황이 좋지 않고, 코로나19가 경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예상도 있음에도 세금을 또 올려야 하는지 의문”이라며 “경제활력을 살릴 수 있는 효율적인 방안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이번 코로나19의 경제적 피해는 지난 2015년의 메르스 사태보다 더 크게 체감된다. 비상하고 엄중한 상황”이라면서도 “과도하게 부풀려진 공포와 불안 때문에 지나치게 위축된 측면이 있다. 국민들께서는 정부의 대응을 믿고 정상적 일상활동과 경제활동으로 복귀해 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소비 위축으로 매출이 떨어진 관광업체와 전통시장, 음식점 등 자영업자들에게 현실적으로 가장 큰 어려움은 점포 임대료”라고 지적하면서 “상가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에서도 상생의 노력이 함께 펼쳐지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1일 속보지표 점검 결과 대중 수출과 중국인 관광객 감소가 뚜렷하고, 소비심리 위축으로 음식·숙박업과 백화점, 대형마트 매출이 줄었다”면서 “현장 어려움이 지표로 확인된 만큼 극복 대책이 매우 긴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 회복 모멘텀을 사수하기 위해 투자·내수·수출을 독려하기 위한 종합적인 경기 패키지 대책을 이달 중 마련해 시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연초 돌발악재로 떠오른 코로나19 사태의 충격을 최소화하고 경제의 흐름을 ‘제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정부의 추가 재정투입 가능성을 거론한다.

하지만 정부는 아직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가능성에는 선을 긋고 있다. 김용범 기재부 1차관은 지난 14일 사전브리핑에서 “현재 2월이고 목적예비비와 정책금융기관의 지원여력, 기금 사업계획 일부 변경 같은 다른 정책수단을 활용될 여력이 남아 있기 때문에 추경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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