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방도 알려주지 않는 '맛의 과학적 진실'

푸드 로드
문정훈·서울대학교 푸드비즈랩|260쪽|플루토
  • 등록 2020-04-08 오전 5:03:30

    수정 2020-04-08 오전 5:03:30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맥주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국산 맥주와 수입 맥주 중 어떤 것이 더 맛있는지 묻는다면 후자를 택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런데 맥주의 맛이 실제 맛보다 브랜드에 좌지우지된다는 흥미로운 조사 결과가 있다.

실험은 이렇게 진행됐다. 먼저 226명의 실험 참가자들에게 앞으로 출시될 맥주 샘플이라며 브랜드가 없는 5가지 맥주를 시음하게 했다. 그리고 경쟁사 제품에 대한 선호도 조사를 위해서라며 브랜드가 표시된 5가지 맥주의 시음을 진행했다. 사실 이들이 두 번에 걸쳐 마신 맥주는 모두 똑같은 종류였다. 판매량 기준으로 국산 맥주 1·2·3위, 수입 맥주 1·2위를 한 맥주들이었다.

실험 결과 1차 시음에서는 160명이 국산 맥주를 선호하고 66명이 수입 맥주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2차 시음에서는 107명이 국산 맥주를 선호한다고 답한 반면 수입 맥주를 선호한다는 이는 119명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맥주에 국산 브랜드를 붙이면 맛이 없다고 판단하고 수입 브랜드를 붙이면 맛있다고 판단하는 셈이었다.

데일리샷의 월정액 맥주 서비스(사진=데일리샷).


실험을 진행한 이들은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인 저자와 그가 이끄는 연구소 연구원들이다. 이들은 미식과 먹방이 대세인 시대에 맛이 구체적으로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탐구하고 있다. ‘취향’의 영역으로만 여겨지는 맛의 이면에 감춰진 과학적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연구해온 결과들을 한 권의 책으로 엮어 펴냈다.

맛과 향, 색깔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도 눈길을 끈다. 저자는 우리가 맛이라고 생각하는 것들 중 많은 부분은 코를 통해 느끼는 향이라고 말한다. 냄새를 맡을 수 없게 되면 양파를 먹을 때 사과를 먹는 것으로 착각할 수도 있단다. 색깔도 맛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초록색의 딸기 음료, 빨간 색의 바나나 음료를 마신다고 생각하면 맛을 느끼기 전 어색함부터 먼저 느낀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다. 이를 맛에 응용하면 ‘아는 만큼 맛볼 수 있다’고 하겠다. 저자는 “음식산업은 소비자의 문화와 심리, 행동을 이해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푸드비즈랩이 (연구를 위해) 그토록 먹고 마시려는 것은 소비자의 마음을 열 수 있는 열쇠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일반인은 맛에 감춰진 흥미로운 과학 지식을, 요식업·식품업 종사자들은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숨겨진 맛의 비밀을 발견할 수 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돌발 상황
  • 이조의 만남
  • 2억 괴물
  • 아빠 최고!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