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굿닥터]한번 저하된 난소기능 회복 어려워... '미세수정' 기술로 난임 극복 돕니다

[굿닥터] 이학천 일산차병원 난임센터 교수, 사회적·환경적 요인으로 난소기능 저하된 환자 증가, 당장 임신·출산 계획 없어도 난소기능검사 받아야
난소기능이 저하된 여성은 난자 냉동보관, 배아모아이식 등 맞춤형 진료 통해 난임 극복 가능
  • 등록 2020-05-25 오전 5:00:00

    수정 2020-05-25 오전 9:45:16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김민희(가명·여· 42)씨는 최근 꿈에 그리던 임신에 성공해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김씨는 3년 전부터 임신을 시도했지만 아이가 생기지 않아 마음고생을 심하게 했다. 직장 생활에 쫓겨 임신을 차일피일 미루다 너무 늦게 시도한 게 아닌지 걱정하는 마음으로 병원을 찾았다. 난소나이검사로 알려진 AMH(항뮬러관호르몬) 검사 결과 수치가 0.5ng/ml로 낮고, 과배란 유도 후 채취된 난자가 1~3개로 난소저반응군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긍정적인 마음으로 적극적으로 치료 받으면 임신할 수 있다는 주치의인 이학천 교수의 말을 듣고 체중관리, 운동을 병행하면서 난임치료를 받았고, 최근 치료 3년만에 임신에 성공했다.

해가 갈수록 결혼과 출산 시기가 늦어지고 있다. 24일 통계청이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평균 초혼 연령은 남자 33.2세, 여자 30.4세로 2008년 대비 각각 1.8세, 2.1세가 증가했다. 또한 평균 초산 연령은 31.9세, 평균 출산 연령은 32.8세로 각각 2.3세, 2.0세 증가했다. 그만큼 결혼과 출산 연령이 해가 갈수록 고령화하는 추세다.

이렇게 혼인 · 출산 연령이 높아지면서 난임을 호소하는 이들 또한 늘어나고 있다. 여성의 경우 나이가 들수록 난소의 기능이 저하되고, 이로 인해 임신에 어려움을 겪는다. 실제로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난임 진료 인원은 2009년 17만7000명에서 2017년 21만2000명으로 늘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임신이 잘 안 되는 경우도 있다. 그 중 대표적인 원인이 ‘난소기능저하’다. 난소기능저하는 동일 연령 대비 난소의 기능이 현저히 떨어진 상태로, 전체 난임환자의 5~2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러한 난소기능저하는 한 번 발생하면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난임치료 분야의 명의로 널리 알려진 일산차병원 난임센터 이학천 교수는 “난소기능저하는 개인이 확인하기 어려운 만큼 당장 임신이나 출산 계획이 없더라도 주기적으로 난소기능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환경적 요인으로 젊은 나이에도 가임력 떨어져

여성의 가임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나이’다. 대한가임력보존학회에 따르면 여성의 가임력은 20대 중반에서 30대 초반에 최고점에 달한 뒤 35세 이후부터 급격히 감소하게 되며, 40세 이상의 여성의 임신 가능성은 약 5% 정도로 매우 낮은 편이다. 가임력 저하는 난소 내의 난자 수가 감소되는 것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여성은 태어날 때 약 200만 개의 난자를 보유하는데, 사춘기에 약 30만~50만 개로 줄어들고 이후에도 꾸준히 감소하게 된다.

특히 35~37세부터 난자 수 감소가 급속히 진행 되면서 ‘난소기능저하’가 오게 된다. 의학적으로는 생리 초기 초음파검사를 통해 양쪽 난소의 난포 개수가 5개 미만이고, AMH (항뮬러관호르몬) 수치가 1.2 ng/ml 이하일 경우 난소기능저하로 판단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난소의 기능이 크게 저하된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유전적 요인뿐 아니라 음주나 흡연, 불규칙한 생활습관 등의 환경적 요인도 그 원인으로 꼽힌다. 이 교수는 “최근 결혼 연령이 높아지면서 난소의 기능이 저하된 환자들도 많아졌지만, 그밖에 사회적이나 환경적인 요인으로 인해 조기폐경을 겪거나 난소기능이 저하된 환자들 또한 이전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난소기능 저하, 맞춤형 진료로 난임 극복 가능

난소기능이 저하된 여성은 빠른 임신을, 배우자가 없는 여성은 향후 시험관아기시술을 위해 난자 냉동보관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또한, 난소종양 수술이나 항암치료 등이 예정되어 있는 경우 사전 검사를 통해 난소기능을 파악하며, 치료 후 난소기능에 현저한 저하가 예측되는 경우에도 난자를 냉동 보관하기도 한다.

이 교수는 “난소기능저하의 경우 시험관 시술 시에 배아를 모아서 이식함으로써 임신성공률을 10% 이상 높일 수 있으며, 그 외에도 난자세포 질내 정자주입술, 보조부화술 등 맞춤형 진료를 통해 임신과 출산을 촉진할 수 있으므로, 적극적인 치료 의지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난소기능은 한 번 저하되면 회복이 거의 불가능하다. 그래서 난소기능이 저하되기 전에 자신의 난소기능을 파악, 미리 진단받는 것이 필요하다. 생리양이 감소하거나, 생리 주기가 불규칙해지는 경우, 또는 생리가 없어지는 증상을 통해 가늠할 수는 있지만 정확한 상태를 알수 없기 때문에 전문의들은 난소기능검사를 통해 난소의 정확한 상태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난소기능검사는 혈액검사와 초음파검사로 구성된다. 간단한 채혈만으로 진행되는 AMH 검사로 배란 가능한 난포수를 예측할 수 있다. 생리 시기에 상관없이 어느 때라도 검사 받을 수 있어서 내원 시기를 따로 조정할 필요는 없고, 결과는 2일 정도면 나온다. 초음파검사는 양쪽 난소에서 성장을 준비중인 작은 난포의 개수를 관찰하며, 검사소요 시간은 5-10분, 검사 당일에 결과를 확인 할 수 있어 수검자의 부담이 적다.

◇최첨단 시스템과 기술력으로 착상률과 임신률 높여

이 교수는 난소저반응군의 임신율 향상을 위해 첨단 시스템을 이용해 다양한 치료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먼저 수정률이 떨어지는 환자군과 고령의 난임환자 중 난자의 세포막이 약한 경우에는 피에조(Piezo)시스템을 적용해 임신성공률을 높이고 있다. 일산차병원 난임센터에서 국내 최초로 도입한 피에조시스템은 미세수정방법을 이용해 체외수정을 시도하는 난임환자 중 수정이 잘 되지 않거나, 난자가 약해 정자를 주입할 때 난자가 손상을 입을 수 있는 경우 전기자극으로 난자를 활성화시키고, 물리적 자극을 최소화해 수정이 되도록 돕는 시스템이다.

또 타임랩스시스템도 임신율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한다. 타임랩스시스템은 시험관아기 시술 시 배아의 발달과정을 컴퓨터와 연결된 모니터를 통해 관찰할 수 있는 최첨단 배양시스템이다.

이 교수는 “높은 연령이나 난소반응이 저하된 여성의 보조부화술 성적은 일반여성에 비해 저조해 어려움이 있지만 최근 많은 연구와 노력들을 통해 성과가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20여 년간 난임 관련 질환만 연구하고 진료한 난임분야 명의로 불리는 이학천 일산차병원 난임센터 교수가 병원을 찾아 ‘난소기능 검사’를 받은 환자에게 검사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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