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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미국 반도체업체 엔비디아(NVIDIA)를 제소했다고 보도했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9월 소프트뱅크가 보유한 영국의 반도체 설계 업체 ARM을 400억달러(약 47조원)에 인수한단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FTC의 요청에 따라 내년 8월 9일부터 위원회 행정법판사(ALJ)가 재판에 착수할 예정이다. FTC는 ALJ의 재판 결과를 인용하거나, 이 과정을 토대로 연방법원에 다시 소를 제기할 수 있다.
FTC는 “엔비디아가 ARM을 합병하면 회사의 기술을 통제하기 시작해 경쟁자를 약화시킬 것”이라면서 “궁극적으로 제품 품질이 떨어지고 혁신은 감소할 것이며, 고객의 선택권은 줄어들고 가격은 인상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앞서 양사의 합병 소식이 들렸을 때부터 난관이 적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반도체 기술이 산업의 핵심 역량으로 꼽히는 시점에서 특정 반도체 업체가 주요 업체를 인수해 몸집을 불리는 것은 경쟁업체는 물론 각국 정부 입장에서도 반기기 어려운 상황인 탓이다. 이미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도 지난 10월부터 합병 건에 대한 심층 조사에 들어갔다.
한편, 엔비디아의 최고경영자(CEO)인 젠슨 황은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가 이번 합병 건을 반대한 것에 대해 반발했다. 황 CEO는 지난달 반도체 업계 만찬에서 “(아몬은) 규제기관의 다양한 사람을 알고 있고, 내가 그들에게 ARM 건을 이야기도 하기 전에 그들과 합병에 반대하고 있었다”라면서 “(규제 기관과 친분이 있단 점에서) 아몬은 업계를 옹호하는 데 최적의 인물”이라고 비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