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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 위기 몰린 韓 드론업계…산업용 드론까지 접수하는 中

韓 드론시장 규모 1000억원..국내 드론업계 점유율은 18% 불과
中, 전세계 시장 70% 독점..산업용 드론시장까지 선점 움직임
  • 등록 2017-06-23 오전 6:09:00

    수정 2017-06-23 오후 12:06:00

드론 이미지. 사진=브런치
[이데일리 채상우 기자] 지난해 상반기 드론시장에 진입한 이에스브이(223310)는 올해 1월 ‘플라이드림 F3’를 출시한 뒤 사실상 드론시장에서 손을 뗐다. 업계관계자는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드론사업에 대한 투자가 거의 끊긴 상황이었으며 전략상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대표 완구용 드론업체 바이로봇 역시 4년전 드론파이터 출시 이후 이렇다 할 제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2013년 출시된 드론파이터는 중소기업진흥공단 ‘히트500’ 제품에 선정되고 연간 1만대 이상이 팔리는 한국 드론 역사상 최고 판매 실적을 기록한 제품이다. 하지만 2015년 이후 완구드론에 대한 관심이 급감하고 중국산 고품질 제품이 국내시장을 잠식하면서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한국 드론산업이 거대 중국 업체들에 밀려 고사될 위기에 내몰렸다. 소프트웨어 등 연구개발(R&D) 투자는 뒷전인 채 오로지 눈앞의 이익만 바라본 드론업계가 자초한 결과라는 지적이다.

韓 드론업계, 여전히 연구개발은 뒷전

22일 한국드론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시장 규모는 700억원, 올해는 약 1000억원을 예상한다. 이중 국내 드론업계의 시장점유율은 약 18%. 2015년 30%였던 것에 비교하면 크게 줄었다.

국내 드론업체 수는 약 1500여개에 달하지만 독자적인 기술력을 가지고 드론을 만드는 업체는 유콘시스템, 그리폰다이나믹스 등 10여 곳에 불과하다. 대부분이 중국 부품을 사다 조립하고 오픈소스에서 소프트웨어를 가져다 쓰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드론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한 2015년부터 업계 전문가들은 소프트웨어와 기초 부품 경쟁력 제고에 업계가 중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하지만 업계는 눈앞의 이익 실현에만 목맸다. 중국 및 미국 업체들이 산업용 드론시장의 잠재력을 눈치채고 토목·건설·농업 등에 사용될 산업용 드론 플랫폼에 투자하고 있을 때, 한국 업체들은 완구용 드론에만 집중했다. 기초적인 기술로도 제작이 가능하고 당장에 돈이 됐기 때문이다.

업계는 규제가 문제라고 지적했지만 정작 규제가 완화되고 나서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실제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7월 드론산업 육성을 위해 대대적인 규제 완화를 강행한 바 있다. 드론 사업범위를 농업·촬영 등 일부 산업에서 전 산업분야로 확대했다. 비행고도제한 역시 미국, 중국에 비해 높은 150m 이하로 제한했다. 이밖에도 비행속도 제한, 기체신고 등록 제한 등도 다른 국가에 비해 규제가 약하다.

송용규 한국항공대 교수는 “단순히 하늘을 나는 리모트컨트롤(RC) 항공기를 만드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국내 업체들이 완구시장을 타겟으로 드론을 출시한 것도 큰 연구개발(R&D) 투자 없이 손쉽게 제품을 만들어 팔 수 있기 때문”이라며 “전문가가 아닌 이들이 제품을 만들다 보니 그만큼 안정성도 떨어졌고 조종도 어려워 소비자들의 관심 밖으로 밀렸다”고 설명했다.

中 드론업계의 성공 원천, ‘R&D 투자’

이에 반해 중국은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개인용 드론시장뿐 아니라 산업용 시장마저 선점하고 있다. 드론시장의 미래는 산업용 시장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올해 세계 개인용·산업용 드론시장 규모는 약 60억4900만달러(한화 6조9500억원)로 전년 대비 34%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중 산업용 드론 규모는 36억8700만달러로 개인용 드론 시장 규모를 앞지를 것으로 예상된다.

손짓으로 조종할 수 있는 드론 DJI의 스파크. 사진=DJI
중국 드론업계는 ‘소프트웨어 투자’와 ‘과학기술에 대한 전국민적인 관심’이 드론업계의 성장동력이라고 입을 모은다. DJI 관계자는 “중국이 전세계 드론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던 건 소프트웨어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새로운 과학기술에 대한 정부와 국민의 특별한 애정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DJI의 전체 인력 8000명 중 30%가 연구인력이며 매출액의 7%를 연구개발비로 쏟아붓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DJI의 글로벌 특허출원건수는 1500건 이상이며 실제 특허보유건수는 400여건에 달한다. 하드웨어 관련 특허도 있지만 많은 부분이 소프트웨어와 관련된 부분이다. 특히 DJI의 비행컨트롤러(FC)는 안정성에서 타업체를 압도한다는 평가다. 비행컨트롤러는 비행체를 제어하는 시스템으로 비행안정성을 가늠하는 주요기술이다.

전문가들은 한국 드론업계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중국과 마찬가지로 장기적 관점에서 연구개발에 투자를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산·학의 협력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한다. 송 교수는 “대학에서 나온 수 많은 연구 결과물들이 산업에 스며들지 못하고 사장되고 있다”며 “그런 아까운 기술들을 산업계와 협력해 발전시킬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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