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째 3000원…경복궁 입장 문턱 높인다

덕수궁· 창경궁 등 관람료 1000원
경복궁 3000원으로 가장 비싸지만
佛 베르사유 궁전의 8분의 1 수준
  • 등록 2019-07-18 오전 6:01:01

    수정 2019-07-18 오전 6:01:01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정부가 경복궁·덕수궁·창덕궁·창경궁 등 4대궁과 종묘, 조선왕릉의 관람료 인상을 추진한다. 2005년 이후 한 번도 올리지 않아 커피 한 잔 값에도 못 미치는 고궁·왕릉 관람료의 현실화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다만 고궁·왕릉 관람료 인상이 물가를 자극할 수 있어서 문화체육관광부와 기획재정부 등 관련 부처의 협의 과정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문화재청의 한 관계자는 “현행 4대궁과 조선왕릉의 관람료는 14년 전 책정된 가격으로 그간의 물가 상승률, 해외 문화재 관람료 등을 감안하면 터무니없이 낮다”라면서 “효율적 문화재 관리를 위해서라도 관람료의 현실화는 필요하다”라고 17일 밝혔다.

앞서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고궁 관람료 현실화를 위한 조사 용역을 나루컨설팅에 발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 저항이 적은 관람료 수준, 요금대에 걸맞는 서비스 기대치 등을 파악하기 위해서다. 나루컨설팅은 10월말까지 조사를 완료할 예정이다.

문화재청은 현행 고궁 관람료가 지나치게 싸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가장 비싸다는 경복궁과 창덕궁이 3000원이다. 덕수궁·창경궁·종묘·왕릉 등은 1000원에 불과하다. 지난 2005년 △경복궁 1000원에서 3000원 △창덕궁 2300원에서 3000원 △능묘 500원에서 1000원으로 올린 뒤로는 14년째 그대로다.

이 사이 해외 주요 궁전·왕궁들은 관람료가 지속적으로 올라 우리와 가격 차가 크게 벌어졌다. 현재 영국 버킹엄궁전의 관람료는 18파운드(약 2만6600원)이고, 프랑스 베르사유궁전과 중국 자금성은 각각 18유로(약 2만3900원), 60위안(약 1만2800원)이다.

이밖에 △태국 방콕왕궁 500바트(약 1만9000원) △스페인 알함브라 궁전 14유로(약 1만8600원) △스페인 마드리드 왕궁 10유로(약 1만3300원) △오스트리아 쉔브른 궁전 11.5유로(약 1만5300원) △터키 톱카프 궁전 30리라(약 1만2400원) 등의 관람료를 받고 있다.

정부 입장에서는 관람료 인상으로 세수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 정부는 한 해 관람료 수입으로 100억~120억원을 걷어 들이는데, 이는 전액 국고로 귀속된다. 해마다 고궁·왕릉의 관리 비용이 늘어나는 것도 관람료 인상을 추진하는 배경이다. 정부 예산으로 책정된 고궁·왕릉의 유지, 보수 비용은 해마다 늘어 올해는 800억원이 넘는다. 관람 문턱을 낮추겠다는 본래 취지와 달리 ‘싼 게 비지떡’이라는 식으로 고궁·왕릉의 가치가 폄하되는 것도 관람료를 올리려는 또다른 이유다.

고궁·왕릉 관람료 인상이 쉬운 일은 아니다. 공청회· 토론회 등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친 뒤, 기재부 등 관련 부처 협의, 청와대·국회 등과의 의견 조율 등의 절차를 밟아야 하기 때문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는 고궁 관람료 인상을 당·정·청 모두 탐탁지 않게 여길 가능성이 짙다.

내국인과 외국인의 관람료를 차등화 하는 것도 방법이다. 실제로 이란 골레스탄 궁전의 경우 외국인 관람료는 15만 리알(약 4500원)인 반면 내국인에게는 2만 리알(약 600원)의 관람료만 받고 있다.

옵션 요금제 도입도 대안으로 거론될 수 있다. 기본 요금 외에 공개 범위에 따라 별도 요금을 받는 식이다.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이데일리에 “세계유산위원회 참석차 방문했던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는 관람 범위에 따라 요금을 달리 책정하고 있다”면서 “관람객이 보고 싶은 만큼 요금을 내는 것도 합리적인 방법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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