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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인]"1년간 45번 소명했다"‥법정구속 피한 조용병

1심서 집행유예..경영공백 최악 상황 피해
항소 의지 밝혀..조용병 2기 경영 속도낼듯
  • 등록 2020-01-23 오전 6:00:23

    수정 2020-01-23 오전 6:00:23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영하의 바람이 불던 22일 오전 10시 45분 서울동부지방법원 재판동 4번 출구 앞. 총자산 기준 국내 최대 규모의 금융사를 이끄는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섰다. 조 회장 앞에는 취재진 100여명이 진을 쳤다. 조 회장은 무거운 표정으로 한마디 말을 꺼냈다.

“결과가 아쉽다.”

이날 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는 조 회장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조 회장이 채용 비리에 가담 혹은 용인한 혐의가 있다고 본 것이다. 다만, 재판부는 그가 채용 과정에 압력을 행사한 정황이 없고, 구체적인 피해자의 피해 사실이 없다는 점을 참작해 형 집행을 유예했다.

‘법정 구속’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했지만, 조 회장은 불명예를 씻고 가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공소 사실에 대해 45차례에 걸쳐 소명했지만 미흡한 점이 많았다”면서 “항소를 통해 공정한 심판을 받겠다”고 말했다.

법정 나서는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사진=연합뉴스)
1년간 45차례 공판, 빠짐없이 출석

2013~2016년 발생했던 채용비리 의혹 1심 재판은 지난 2018년 11월부터 2019년 11월까지 1년간 열렸다. 45차례 공판에 조 회장은 모두 출석했다. 보통 일주일에 한 번씩 재판이 열렸고, 두 차례 열릴 때도 있었다. 조 회장은 공판과 회사를 오가며 경영 활동을 이어갔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조 회장의 법정 구속 상황이다. ‘CEO 부재’가 현실이 되고 그룹 내 의사 결정 구조가 멈추게 된다. 조 회장에 대한 법률 리스크가 신한금융의 발목을 잡아왔던 게 사실이다.

조 회장을 차기 회장을 추천하는 과정에서도 이 문제는 불거졌다. 조 회장은 지난해 12월 차기 회장 후보로 선정되면서 3년 임기의 연임에 사실상 성공했지만, 재판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남았다. 혹시 실형이 선고돼 법정 구속이 되면 대표이사 회장 유고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사외이사로 구성된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조 회장의 연임을 만장일치로 결정하면서도, 신한금융 내부의 ‘컨틴전시 플랜’이 제대로 갖춰져 있는지 꼼꼼히 확인했다. 만에 하나 조 회장의 공백 사태가 발생했을 때를 대비해 비상승계계획을 검토한 것이다.

2기 조용병호 본격화될듯

이번 1심 판결을 통해 신한금융그룹은 불확실성을 크게 덜었다. 조 회장이 유죄를 피하진 못했지만, 법정 구속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기 때문이다.

과거 ‘신한 사태’ 등의 전례에 비춰보면,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날 때까지 3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조 회장이 항소 의사를 밝힌 만큼, 대법원 최종 판결까지 상당한 시간이 남았다. 조 회장이 앞으로 3년 임기의 회장직을 유지하는데 큰 무리가 없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조 회장 본인도 법적인 부담을 덜고 경영활동에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

1심에서 유죄 판결이 나왔지만, 최종 확정 판결이 나지 않은 이상 당장의 법적인 문제는 없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이날 조 회장 판결에 대해 “확정판결 이전이라는 점은 팩트(사실)”라고 말했다.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르면 조 회장의 1심 유죄 판결을 두고 법적인 흠결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셈이다.

은 위원장은 또 3월 조 회장의 연임을 최종 결정하는 신한금융의 주주총회에 대해서도 “주주와 이사회가 여러 가지 상황을 다 생각해서 거기에 맞는 결정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큰 걸림돌이던 법적 리스크가 상당 부분 해소된 만큼 조 회장은 자신의 색깔을 본격적으로 낼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그룹을 확고한 ‘아시아리딩금융그룹’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국내외 금융사 인수·합병(M&A) 등 과감한 행보를 보일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조 회장이 과감한 소비자 보호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법률 리스크를 털어낸 조 회장이 앞으로 공격적인 경영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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