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생태계 붕괴 위기]생산중단, 수출급감..타이어·대형부품사도 휘청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번진 현대자동차 등 완성차 업체들의 미국과 유럽 공장 ‘셧다운’ 불길이 부품업계로 옮겨붙었다. 대형 부품사는 물론 타이어회사 해외 공장도 일제히 멈춰서 연쇄 피해를 보고 있는 것. 글로벌 완성차 수요 침체로 어려움을 겪던 부품업계는 코로나19 발(發) 사태로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는 등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완성차 공장들이 잇달아 셧다운에 돌입하면서 부품업계에도 연쇄 타격이 가시화됐다.

국내 타이어 3사의 해외 공장은 일제히 멈춰 섰다. 한국타이어의 미국 테네시공장과 유럽 헝가리공장은 지난달 30일부터 가동을 중단했다. 금호타이어의 미국 조지아 공장은 1일부터 8일까지 일시 휴무에 돌입했다. 넥센타이어 유럽 체코공장은 지난달 27일부터 멈췄다. 업체별로 1~2주간 가동을 중단할 방침이지만, 현지 상황이 악화하면 추가 가동 중단이 불가피하다.

타이어 3사가 현대차와 기아차가 진출한 미국과 유럽을 거점으로 세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했던 만큼 해외 매출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국과 유럽 현지 매출 비중은 한국타어어가 64.2%, 넥센타이어 56.3%, 금호타이어는 37.0% 수준이다.

국내 대형 부품사도 마찬가지다. 세계 100대 자동차 부품업체(2018년 매출액 기준)에 속한 국내 기업인 현대모비스(7위), 현대위아(36위), 현대트랜시스(38위), 한온시스템(46위), 만도(47위), 현대케피코(91위) 등은 완성차 업체의 1차 협력사인 ‘티어1’으로 직접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 이미 현대위아 평택공장이 생산한 엔진을 납품받아 기아차 경승용차인 모닝·레이를 생산하는 동희오토가 유럽 수출 물량이 줄어 공장 문을 닫자, 현대위아도 6~9일 나흘간 휴업 결정을 내렸다.

부품업계는 수요와 공급 절벽을 동시에 우려하고 있다. 완성차 1차협력사 관계자는 “최근 고객사로부터의 신규 주문량이 급속하게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라며 “해외 공장의 생산라인 가동 중단 결정으로 앞으로 당분간 자동차 부품 생산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구조조정 칼바람도 닥쳤다. 경쟁력이 떨어진 사업부문을 외주화하고 유휴 인력을 감축해 고정비 축소에 나선 것. 실제 부품업계 맏형 격인 만도는 전사 생산직을 대상으로 지난달 30일부터 오는 17일까지 약 3주간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외주화를 하는 원주 주물공장 생산직을 대상으로는 오는 24일까지 약 4주간 신청을 받는다.

회사 안팎에서는 만도 평택(제동장치)·원주(조향장치)·익산(현가장치) 공장 생산직 약 2000명 중 10%가량(200명)을 인력 조정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만도는 희망퇴직자에게 특별 위로금으로 잔여 정년에 따라 5000만~3억여원을 지급할 계획이다.

한라그룹 관계자는 “자발적 희망퇴직으로 신청자를 받고 있는 중”이라며 “외주화하는 원주 주물공장은 한주 기간을 늘려 신청을 받고, 잔류 인원은 원주공장으로 배치하는 것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만도 원주공장 전경(사진=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