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코로나 방역성과 도취했다간 재확산 못 막는다

  • 등록 2020-05-29 오전 5:00:00

    수정 2020-05-29 오전 5:12:43

코로나 재확산 추세가 심상치 않다. 이번에는 물류센터가 근거지가 됐다. 쿠팡 부천물류센터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한 데 이어 고양센터에서도 확진자가 나왔다. 파트타임 배송인력을 통해 인근 대규모 콜센터로 전염됐다는 게 문제다. 마켓컬리의 장지동 물류센터에서도 확진자가 나온 것이 불길하다. 배송인력 동선이 촘촘하고도 넓게 분포한다는 점에서 물류센터 감염의 연쇄고리를 끊어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번엔 물류센터발 ‘n차 감염’이 시작되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

이미 이태원클럽발 감염이 3주 넘게 이어지면서 ‘7차 감염’까지 확인된 상황이다. 한자릿수까지 떨어졌던 신규 확진자가 다시 늘어나면서 그제는 무려 79명에 이르렀다. 대부분 수도권에서 발생한 국내 감염이다. 정부가 ‘고강도 거리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로 방역체계를 전환할 때 내세웠던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 50명 이하’라는 기준을 넘어서는 것임은 물론이다. 생활방역으로 전환된 근거가 허물어진 셈이다. 그중에서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깜깜이 감염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우려를 더해준다

더구나 지난 5월 초 황금연휴 기간의 이태원 방문자에 대한 전수조사도 완전히 이뤄지지 못했다. 무증상 감염자들에 의한 지역감염 확산의 불씨가 여전하다는 얘기다. 공교롭게도 초·중·고교의 등교수업이 시작된 시기에 맞춰 감염이 재확산되고 있는 것도 우려를 증폭시킨다. 지난주 고3에 이어 이번 주 유치원과 초등1~2, 중3, 고2생의 등교가 시작됐지만 현재 전국에서 838곳의 유치원·학교가 등교 연기 결정을 내린 상황이다.

가을 이후로 예상했던 코로나 재유행이 벌써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안 할 수 없다. 비상한 각오로 방역 고삐를 바짝 죄어야 한다. 그동안 방역 성과에 대한 해외 호평에 따라 스스로 ‘K-방역’이니 ‘보건 선진국’이니 하며 자기도취에 빠졌던 것은 아닌지 반성이 필요하다. 어느 정도의 자부심은 필요하지만 자신감을 앞세운 지나친 자기도취는 곤란하다. 코로나가 다시 확산되는 틈을 허용하게 될 뿐이다. 방역 당국은 냉정하게 상황을 판단하고 적절한 대책을 강구해야만 한다. 방역 전문가들의 입바른 의견을 경청해야 할 때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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