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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자오픈을 주관하는 대한골프협회(KGA)는 18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에서 개막하는 대회 1라운드 조 편성을 17일 공개했다. 이 가운데 눈에 띄는 조는 낮 12시 58분 1번홀에서 출발하는 33조다. 전 세계랭킹 1위 유소연(30), KLPGA 투어 통산 12승을 올린 장하나(28)와 함께 이렇다 할 성적이 없는 안소현(25)을 함께 묶었다.
KGA가 밝힌 조 편성의 원칙은 ‘선수의 경기력’이다. 전년도와 올해의 성적과 세계랭킹 등을 따져 조 편성을 정한다.
유소연과 장하나는 추가 설명이 필요 없는 여자골프의 강자다.
2008년 KLPGA 투어로 데뷔한 유소연은 국내 9승, LPGA 투어 등 해외에서 6승을 올렸다. 한국여자오픈과 US여자오픈 등 메이저 대회 우승 경험이 있고, 2017년 LPGA 투어 올해의 선수 등을 수상한 뒤 세계랭킹 1위에도 올랐다. 현재 세계랭킹은 18위다.
세계랭킹 톱랭커인 유소연, 장하나와 달리 안소현은 내세울 만한 성적이 없다. 2017년 KLPGA 투어에서 잠깐 활약하다 시드를 잃고 2년 동안 2부(드림) 투어에서 활동했다. 올해 다시 1부 투어로 올라왔고 4개 대회에 참가해 E1 채리티 오픈 공동 44위가 최고 성적이다. KLPGA 챔피언십에선 공동 146위, 롯데칸타타 여자오픈 컷오프, 에쓰오일 챔피언십 100위를 기록했다. 이번 시즌 상금순위는 106위다.
한국여자오픈 출전은 2017년 딱 한 번 있었다. 1라운드에서 84타, 2라운드에서 82타를 쳐 컷오프됐다. 세계랭킹은 792위로 유소연, 장하나와 비교하면 한참 뒤에 있다.
프로골프대회에선 흥행을 위해 이른바 ‘방송조’를 만드는 경우가 있다. 보통 2~3팀 정도 운영된다. 국내는 물론 해외 투어에서도 없는 일은 아니다. 다만, 방송조에도 원칙이 존재한다. 미국 PGA나 LPGA 투어는 방송조를 편성하면서 최정상급 선수는 되도록 이름없는 하위권 선수와 같은 조에서 경기하게 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가능하면 최정상급 선수는 최정상급 선수끼리 묶는다. 이유는 선수들이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는 게 가장 좋은 팬서비스이기 때문이다. 실력 차가 큰 선수와 경기하면 톱랭커도 덩달아 무너지는 확률이 높은 게 골프다. 팬들의 관심이 높은 선수가 있으면 원칙을 지키면서 따로 조 편성을 해도 된다.
한국여자오픈은 경기력 우선이라는 원칙을 정해놓고도 이를 무시했다. 한 선수의 반짝인기에만 의존해 우승 가능성이 큰 다른 선수의 경기력을 고려하지 않았다. 안소현이 이런 조 편성을 원한 것도 아니다.
대회를 후원하는 기아자동차 관계자는 “한국여자오픈에선 흥행 등을 고려해 팬 투표를 통한 ‘드림매치’ 조 편성을 해왔고 올해도 진행해 한·미·일을 대표하는 고진영, 최혜진, 이보미가 한 조로 묶였고, 2000년 출생한 임희정, 조아연, 박현경이 1, 2라운드를 함께 치르게 됐다”면서 “안소현 선수는 ‘드림매치’에 포함되지는 않았으나 방송사 측의 요청으로 유소연, 장하나 선수와 같은 조에서 경기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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