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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의 그늘]최저임금 오르면 경비원 해고…악순환 끊으려면?

고령자 기간제 무기한 고용 허용한 연령 55세보다 높여야
야간 근무 당직제로 바꿔 휴게시간 보장하고 인건비 감축
"경비원 해고, 입주자대표회의 아닌 주민총회 통해 의결"
  • 등록 2017-11-27 오전 6:30:00

    수정 2017-11-27 오전 6:30:00

충남 서산의 한 임대아파트에서 경비원 수를 절반으로 줄이는 안을 두고 주민투표를 벌여 경비원 감축안이 부결된 결과를 임차인대표자들이 아파트단지 내 게시판에 게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유현욱 기자]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아파트 경비원들이 대량해고 위협에 직면하는 일이 해마다 반복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파트 경비원들의 고용 조건이 불안정하기 때문이라며 인원 감축과 업무 범위 확대 등 경비원 근무환경과 관련한 의사결정을 입주자대표 회의가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지적한다. 경비원과 입주민 간 소통 창구를 공식화 하고 대화를 통해 갈등을 완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얘기다.

조만업 가천대 교수는 “경비원을 해고할 경우 당사자로부터 소명을 듣는 절차를 보장하고 입주자대표회의가 아니라 주민총회 등을 통해 의결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령자 기간제 무기한 허용 연령 높여야

전문가들은 고령자의 경우 2년을 초과해 기간제 근로자로 사용할 수 있게 한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기간제법)부터 고쳐야 한다고 지적한다.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제4호에 따르면 ‘고령자고용법 시행령’으로 정한 55세 이상인 고령자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2년을 초과해 기간제근로자로 계약할 수 있다.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김수영 변호사는 “아파트 경비원 대부분이 55세 이상인 점을 고려한다면 아파트 경비원은 아무리 오래 일해도 비정규직을 벗어나지 못한다”며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제4호를 삭제하거나 최소한 고령자의 나이를 변화한 현실에 맞게 상향 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파트 경비원에게 실업급여를 지급할 때 불합리한 차별이 없도록 고용보험법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고용보험법 제10조 제1항에 따르면 ‘65세 이후에 고용되거나 자영업을 개시한 자’에게는 실업급여를 지급하지 않는다. 지난 2013년 6월 일부 개정 전에는 고용보험법 적용제외 대상을 ‘65세 이상인 자’로 정하고 있었다.

김 변호사는 “용역업체에 고용된 경비원은 업체가 변경되면 서류상 65세 이후 새로 취업한 것으로 취급받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며 “현실에서 법 개정 취지가 퇴색한 만큼 ‘다만 65세 이전에 고용된 자가 65세 이후에 이직한 경우는 제외한다’는 문구를 삽입하는 방법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용노동부는 이 같은 경우 고용승계 여부를 따져 구제하고 있으나 완전하지 않다는 게 김 변호사의 설명이다.

근본적으로는 아파트 경비원과 근로계약 자체를 손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SH공사와 희망제작소는 지난해 7월 경비원상생고용가이드를 발간하고 관리사무소와 입주자대표회의 등이 용역회사와 계약기간(주로 1~2년)에 맞춰 용역회사와 경비원이 계약하도록 유도하자고 제안했다.

또 용역회사는 기존 용역업체의 경비원 고용을 승계하고, 기존 근로조건이 보장되도록 협조한다는 내용의 모범계약서를 소개하기도 했다.

SH공사와 희망제작소는 지난해 7월 발간한 경비원상생고용가이드에 포함된 공동주택 경비용역 모범계약서 샘플 (자료=SH공사·희망제작소)
야간 근무 당직제로 바꿔 휴게시간 보장해야

24시간 격일제 근무체계를 변경해 경비원의 업무와 인건비 부담을 줄이자는 제안도 관심을 끈다. 많은 아파트에서 운용하는 2인 1조 ‘24시간 교대근무’ 방식을 ‘권역별 당직근무’로 바꾸자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근무량이 적은 야간근무의 경우 인접한 동 경비원과 함께 권역을 나눠 책임지게 함으로써 야간 근무자 수를 줄이자는 게 골자다.

안성식 노원노동복지센터장은 “경비원에게 실질적으로 휴게시간을 보장함으로써 근로환경 개선과 고용 유지가 가능하다”며 “현재보다 24시간 근무하는 경비원이 줄어들기에 주민들도 관리비 부담을 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금 상승분에 대한 부담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분담해야 한다는 요구도 있다. 정부는 아파트 경비원의 고용 유지를 위해 60세 이상 고령자를 채용했을 때 사업주에게 1인당 분기당 18만원씩 지급하는 고용연장지원제도의 기한을 2020년까지 연장하고 지원금도 1인당 30만원까지 단계적으로 늘리기로 했다.

또 30인 미만 영세업체에 노동자 1인당 월 13만원의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하고 아파트 경비원을 고용하고 있는 경우 30인 이상이라도 이를 신청할 수 있다.

‘서울지역 아파트 경비노동자 고용안정·처우개선 추진위원회’는 “월 13만원인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은 주 40시간 노동자에 맞춰진 만큼 장시간·야간근무가 팽배한 경비원에 대한 별도의 기준을 설정하고 지속적으로 시행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남궁용수 노무사는 “정부 정책과 병행해 지방자치단체가 고령 경비원을 채용하는 용역업체에 금전적 지원을 하거나 지역 사업 선정에 우선권을 주는 방안도 검토해 볼 만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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