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기술25]②2025년 수술 40% 수술로봇 담당

의료로봇 2021년 28억달러 시장 형성, 연평균 9.7% 성장
수술로봇 △수술 시뮬레이터 △재활로봇 △기타 의료로봇
최소 절개·고도의 정밀성 앞세워 의료로봇 60% 수술로봇
  • 등록 2019-10-16 오전 5:17:00

    수정 2019-10-16 오전 5:17:00

[이데일리 김다은 기자]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로봇이라는 말은 ‘강제 노동’을 의미하는 체코어 ‘로보타’에서 나왔습니다. 1920년 체코슬로바키아 극작가 차펙이 희곡에서 처음 사용했습니다. 로봇은 초기 공장에서 따분하고 단조로운 반복작업을 대신했습니다. 그러나 진보에 진보를 거듭해 이제는 그 발전 단계가 인간의 몸 속으로 들어가 복잡한 치료를 하고 난임 해결에 사용되는 의료로봇에까지 이르렀습니다.

그러나 의료로봇의 발전은 여기에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전망입니다. 세계적인 인구 고령화와 함께 전문 의료 인력 부족 현상이 심해지면서 의료 시스템에서 로봇이 차지하는 비중은 커질 것이라는 판단입니다. 인간의 정확성을 뛰어넘는 로봇의 정밀성은 수술과 재활 분야에 깊이 활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시장조사업체 트랙티카에 따르면 의료로봇 시장은 2016년 17억달러에서 2021년 28억달러로 연평균 9.7%로 성장할 전망입니다. 이는 전세계 로봇 시장의 4분1 정도라고 합니다. 또 보건의료용 로봇 출하량은 2016년 3400대에서 2021년까지 누적대수가 3만 8400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입니다.

지역별로는 북미 지역이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이는 의료 산업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의료 로봇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정부 정책 덕분입니다. 하지만 2021년에 이르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비중도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관측됩니다.

의료로봇은 크게 △수술로봇 △수술 시뮬레이터 △재활로봇 △기타 의료로봇 등 4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수술로봇은 수술의 전 과정이나 일부를 의사 대신 또는 함께하는 로봇을 말합니다. 수술 시뮬레이터는 수술 연습에 사용하는 로봇으로 가상 그래픽과 햅틱 장치(촉각재현장치) 등이 있습니다. 재활로봇은 노인과 장애인 등의 재활치료와 일상생활을 돕는 로봇이며 그외 진단, 간호, 안내, 원격진료 등을 돕는 기타 의료로봇 등도 있습니다.

이 중 의료로봇의 대표선수는 수술로봇입니다. 수술로봇이라고 해서 로봇 혼자서 혹은 인공지능(AI)이 수술을 직접하는 건 아닙니다. 로봇의 도움을 받은 의사가 수술을 시행합니다. 수술로봇은 환자 몸에 구멍을 뚫은 뒤 로봇 팔과 수술용 카메라 등을 몸 속으로 집어넣고 의사가 외부 조종석에 앉아 원격으로 조종하는 로봇입니다. 사람과 달리 손떨림이 없고 최소 절개로도 수술을 진행할 수 있어 수술 위험을 낮출 수 있는 게 장점입니다. 대표적으로 복강경 수술과 내시경 수술이 있습니다.

수술로봇의 시초는 1985년 산업용 로봇인 ‘푸마560’(PUMA560)을 뇌수술에 적용한 것입니다. 특히 미국 인튜이티브서지컬(IS)사의 복강경 수술로봇 다빈치(da Vinci)가 2000년 수술로봇으로 세계 최초로 미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으면서 본격적인 수술로봇 시대를 활짝 열었습니다. 이후 절개 부위를 최소화하는 ‘최소침습적 수술’ 트렌드가 부상하면서 지속적인 개발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자료=HMC투자증권)
다빈치는 대당 가격이 85만달러(10억원)에서 200만달러(24억원)의 고가 장비입니다. 하지만 미국의 비영리 경제연구소(ECRI)에 따르면 네 개의 미국 병원 중 하나는 적어도 다빈치 수술로봇을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수술로봇 시장을 독점하고 있습니다. 전세계적으로도 2018년 기준 미국 3198대, 유럽 861대, 아시아 646대, 기타 281대 등 4986대가 팔렸습니다. 국내에서도 올해 1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신고자료를 기준으로 57개 의료기관에서 83대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다빈치가 하는 복강경 수술 외에도 이비인후과 및 신경외과에서는 수술로봇을 이용, 컴퓨터단층촬영(CT)과 자기공명영상(MRI) 등으로 얻은 3D(3차원) 영상을 기반으로 수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수술로봇은 확보한 영상정보로 수술할 때 좌표를 맞춰 정확한 수술을 수행할 수 있게 돕습니다. 이밖에 수술로봇은 안과·정형외과 등으로 점차 활용범위가 넓어지고 있습니다.

식약처에 따르면 전 세계 수술로봇 시장은 지난해 6조 650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전체 의료용 로봇 시장의 60%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내시경 수술 부분이 70.1%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그 뒤로 뇌수술 10.6%, 관절수술 등의 정형외과 부분이 5.4%를 차지했습니다. 전 세계 수술로봇이 적용된 수술건수는 꾸준하게 증가해 2016년 87만 7000여건으로 매년 12%씩 성장했고 2025년에는 전체 수술의 약 4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재활로봇 역시 의료로봇 중에 각광을 받을 분야로 꼽힙니다. 뇌졸중 환자와 고령인구의 증가, 외래환자 재활시장 확대가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가령 유럽의 경우 2030년에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30~32%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돼 매년 1100만 명의 뇌졸중 환자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아시아 지역에서도 매년 2백만 명이 뇌졸중을 겪고 있고 매년 8~9%씩 계속 증가하는 추세라는 조사결과가 있습니다.

재활로봇은 일반적으로 치료용 로봇과 일상 보조용 로봇으로 구분합니다. 치료용 로봇은 △운동요법 △자폐 아동을 위한 의사소통 교육 △뇌성마비 또는 기타 발달장애 아동을 위한 탐구 활동 등에 활용합니다. 치료용 로봇은 지치는 일 없이 지속적으로 물리치료 등을 진행할 수 있는 것이 장점입니다. 일상 보조용 로봇은 주로 일상생활의 원활한 수행을 위해 작업·이동성·인지 부문에 초점을 맞춰 사용자를 지원합니다.

대표적인 기업과 제품은 이스라엘의 로봇회사 ‘리워크 로보틱스’가 만든 ‘리워크’(다시 걷는다)입니다. 이 회사는 척추 장애로 하지 마비를 겪어 걷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하반신 장애우의 근력증강을 위한 로봇을 만들었습니다. 하반신이 마비된 영국 여성 클레어 로마스(Claire Lomas)는 2012년 리워크를 착용하고 런던마라톤을 17일에 걸쳐 완주해 인간 승리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재활로봇 시장은 2016년부터 2024년까지 연평균 18.9%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재활로봇에 육체적 기능의 회복을 돕는 로봇만 있는 건 아닙니다. 자폐 아동을 위한 의사소통 교육에도 의료로봇은 사용됩니다. 특히 인공지능(AI)을 탑재한 로봇들은 인간과 대화까지 가능하다는 점에서 신체적인 관리뿐 아니라 정서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실제로 미국 코넬대와 구글이 협업해 만든 소셜로봇 ‘블라섬’(BLOOSSOM)은 자폐아동을 지원하는 로봇으로 동물 모양 형상에 뜨개질 한 외피를 두르고 있습니다. 블라섬은 자폐아동이 사회적 행위와 공감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도록 함께 동영상을 보면서 상호작용을 합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관계자는 “향후 헬스케어 서비스 영역이 정보통신기술(ICT)과 결합한 스마트 헬스케어로 확대되면 AI와 결합한 재활로봇이 적극 활용될 것”이라며 “기존 의료용 보조기기에 준하는 로봇 수준을 넘어 AI를 탑재한 로봇들은 인간과 대화까지 가능하다는 점에서 신체적인 관리뿐 아니라 정서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수술로봇 다빈치SP(자료=인튜이티브)
미국 코넬대와 구글이 공동 개발한 감성 재활로봇 블라섬(사진=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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