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슬기로운 투자생활]불튀기는 OTT대전과 넷플릭스의 행보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흥행작 다수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OTT 간 치킨게임은 불가피…주가는 승자결정 시까지 헤맬듯
  • 등록 2019-10-21 오전 5:30:00

    수정 2019-10-21 오전 5:30:00

[이데일리 이슬기 기자] <더 킹: 헨리 5세>, <결혼 이야기>, <두 교황>. 얼마 전 폐막한 제 24회 부산국제영화제(부국제)에서 큰 주목을 받은 대표작들입니다. 이 영화들에겐 공통점이 또 하나 있는데요, 바로 넷플릭스(Netflix) 오리지널 영화라는 점입니다. 이번 부국제에선 유독 넷플릭스 영화들이 관객들의 주목을 한몸에 받았습니다. 관객들 사이에선 자본력을 토대로 작품성과 재미를 모두 잡은 넷플릭스 영화를 두고 ‘넷플릭스가 이렇게 돈을 써도 남나?’라며 의구심을 품을 정도로 말이죠. 이번 부국제는 넷플릭스 작품의 작품성을 다시 한 번 인정받는 계기가 됐습니다.

넷플릭스가 오리지널 작품에 이토록 공격적으로 자본력을 투입하는 건 다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OTT(Over The Top·온라인동영상서비스) 업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치킨게임이 벌어지고 있는 탓입니다. 미국만 봐도 OTT 서비스에 디즈니와 애플 등이 가세하기로 했고요, 특히 애플은 애플TV+의 월 구독료를 단돈 4.99달러로 책정하면서 가격 경쟁에 불을 질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더 많은 구독자를 끌어오려면 모든 OTT가 구독을 하지 않을래야 안 할 수 없게끔, 다른 OTT에는 서비스가 되지 않는 오리지널 컨텐츠를 확보해야만 합니다.

넷플릭스는 그간 오리지널 컨텐츠 확보를 통해 큰 출혈을 감수해왔습니다. 지난해 오리지널 컨텐츠 제작 비용으로만 80억달러를 썼을 정도죠. 지난해 연 매출이 158억달러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한 해 번 돈의 절반 이상을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쏟은 겁니다. 이런 공격적인 투자 때문에 증권가에선 넷플릭스에 대해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왔습니다.

그러나 넷플릭스를 둘러싼 기대감이 조금씩 부풀고 있습니다. 지난 3분기 넷플릭스는 매출액이 52억 4490만달러, 영업이익이 9억 8020만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매출액 자체는 월가의 예상을 조금 밑돌긴 했지만, 해외 구독자가 예상을 웃도는 수준으로 늘어나면서 ‘어닝서프라이즈’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시장의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에 힘입어 지난 17일(현지시간)엔 2%대 상승마감하기도 했죠. 장중엔 7%대까지 상승했습니다.

넷플릭스가 보여주는 것은 OTT 시장의 출혈 경쟁은 피할 수 없다는 것, 타 업체보다 더 빨리 입지를 선점하는 것이 중요해졌다는 점입니다. 넷플릭스는 무모할 정도로 투자를 했고, 그럴 수밖에 없었고, 그러한 결과 어느 정도 성과를 나타내기 시작한 겁니다.

국내 OTT 시장에서도 치킨게임이 본격적으로 벌어지려 하고 있습니다. 먼저 CJ ENM(035760)이 내년 초 티빙을 기반으로 JTBC와 통합 OTT 플랫폼을 출시하겠다고 밝힌 상태죠. 다만 한국 OTT 업계의 경우 넷플릭스처럼 오리지널 컨텐츠 확보엔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진 않습니다. 기존에 방영된 컨텐츠를 확보하는 것을 시작으로 점차 오리지널 컨텐츠 제작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웨이브가 국내 OTT로는 처음으로 자체플랫폼에만 제공하는 오리지널 컨텐츠 제작에 나서기로 한 상태죠.

TV의 시대가 지고 OTT의 시대가 오는 것은 필연적일 것으로 보입니다. 피보털 리서치 그룹은 넷플릭스의 이번 3분기 실적을 두고 “경쟁에서 최대의 패자는 케이블TV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죠. 다만 진정한 승자의 윤곽이 드러날 때까지 해당 기업들의 주가와 실적은 퍽 헤맬 수 있다는 게 글로벌 증권가의 시각입니다.

맥쿼리리서치는 넷플릭스의 3분기 실적을 받아들고 투자의견은 ‘중립’으로, 목표주가는 375달러에서 325달러로 15% 내린 상탭니다. 맥쿼리리서치는 “(OTT 간)가격경쟁의 우려가 압박으로 작용해 투자자의 신중한 태도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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