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가 오리지널 작품에 이토록 공격적으로 자본력을 투입하는 건 다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OTT(Over The Top·온라인동영상서비스) 업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치킨게임이 벌어지고 있는 탓입니다. 미국만 봐도 OTT 서비스에 디즈니와 애플 등이 가세하기로 했고요, 특히 애플은 애플TV+의 월 구독료를 단돈 4.99달러로 책정하면서 가격 경쟁에 불을 질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더 많은 구독자를 끌어오려면 모든 OTT가 구독을 하지 않을래야 안 할 수 없게끔, 다른 OTT에는 서비스가 되지 않는 오리지널 컨텐츠를 확보해야만 합니다.
넷플릭스는 그간 오리지널 컨텐츠 확보를 통해 큰 출혈을 감수해왔습니다. 지난해 오리지널 컨텐츠 제작 비용으로만 80억달러를 썼을 정도죠. 지난해 연 매출이 158억달러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한 해 번 돈의 절반 이상을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쏟은 겁니다. 이런 공격적인 투자 때문에 증권가에선 넷플릭스에 대해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왔습니다.
넷플릭스가 보여주는 것은 OTT 시장의 출혈 경쟁은 피할 수 없다는 것, 타 업체보다 더 빨리 입지를 선점하는 것이 중요해졌다는 점입니다. 넷플릭스는 무모할 정도로 투자를 했고, 그럴 수밖에 없었고, 그러한 결과 어느 정도 성과를 나타내기 시작한 겁니다.
국내 OTT 시장에서도 치킨게임이 본격적으로 벌어지려 하고 있습니다. 먼저 CJ ENM(035760)이 내년 초 티빙을 기반으로 JTBC와 통합 OTT 플랫폼을 출시하겠다고 밝힌 상태죠. 다만 한국 OTT 업계의 경우 넷플릭스처럼 오리지널 컨텐츠 확보엔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진 않습니다. 기존에 방영된 컨텐츠를 확보하는 것을 시작으로 점차 오리지널 컨텐츠 제작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웨이브가 국내 OTT로는 처음으로 자체플랫폼에만 제공하는 오리지널 컨텐츠 제작에 나서기로 한 상태죠.
맥쿼리리서치는 넷플릭스의 3분기 실적을 받아들고 투자의견은 ‘중립’으로, 목표주가는 375달러에서 325달러로 15% 내린 상탭니다. 맥쿼리리서치는 “(OTT 간)가격경쟁의 우려가 압박으로 작용해 투자자의 신중한 태도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