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M&A]매각설 불거진 ‘베어스’…코너에 몰린 두산

화수분 야구 두산베어스 매각설 일파만파
잠잠하던 두산그룹 '매각 계획없다' 일축
채권단 입장에서 두산그룹 압박카드 확인
'구조조정 좌고우면 말라' 메시지 해석도
  • 등록 2020-05-23 오전 8:00:00

    수정 2020-05-23 오후 12:22:44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국내 프로야구 팬들에게 ‘최근 5년간 가장 강한 팀을 꼽아달라’는 질문을 던졌다고 해보자. 적지 않은 사람들이 두산베어스를 떠올릴 것이다. 지난 1982년 프로야구 원년 팀으로 시작해 현재까지 명맥을 이어온 역사는 물론 유망주를 꾸준히 길러 내는 이른바 ‘화수분 야구’로 대표되는 명실상부 강팀이다.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0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끝내기 안타를 쳐 낸 박세혁(앞쪽 세번째)이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던 두산베어스가 최근 매각설에 휩싸였다. 두산그룹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계열사인 두산솔루스(336370)와 두산타워 등을 속속 인수합병(M&A) 시장에 내놓은 가운데 회사가 소유한 베어스도 검토 대상에 올랐다는 게 골자다.

급기야 두산베어스의 구체적인 구단 가치까지 언급되기 시작했다. 지난해 포브스코리아가 산출한 두산베어스의 구단가치인 1907억원을 기준으로 실제로 시장에 나오면 매각 금액이 2000억원 이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다. 벌써 국내 대기업들이 베어스가 시장에 나오면 인수를 검토할 것이라는 소식까지 더해지고 있다.

구조조정과 M&A 소식이 쏟아지던 상황에서도 잠잠하던 두산그룹은 베어스 매각설에 이례적으로 적극 대응하고 나섰다. 그룹에서 공식적으로 ‘그럴 계획이 전혀 없다’고 선을 긋고 나선 것이다.

두산베어스는 지난해 매출액 579억원에 영업이익 32억 6000만원을 기록했다. 한 해 구단 운영에 필요한 자금인 140~160억원 안팎의 자금은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는 게 그룹 측 설명이다.

업계 안팎에서도 두산 베어스 매각이 이뤄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 고(故) 박용곤 초대 구단주를 시작으로 현재 박정원 구단주가 야구장을 직접 찾을 만큼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어서다.

금전적인 부분을 떠나 베어스가 미치는 무형의 가치도 무시할 수 없다. 한국시리즈를 6번이나 제패한 실력도 실력이거니와 수도인 서울을 연고지로 둔 점도 매력요소다. 무엇보다 두산그룹이 그간 구축해온 그룹 이미지에 베어스가 미친 영향이 금전적으로 환산이 불가능 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21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 두산베어스 사무실 앞. (사진=연합뉴스)
사실이 아니더라도 베어스 매각설이 시사하는 바는 적지 않다. 두산그룹에 고강도 자구책 마련을 주문한 채권단이 베어스가 두산그룹을 압박할 수 있는 수단이라는 점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두산그룹의 구조조정에 베어스도 안전할 수 없다는 상황을 오너일가에 간접적으로 전달한 것이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에서 유동성 지원을 받은 두산그룹은 자산매각과 사재출연 등을 통해 3조원 가까운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돈 되는 자산은 다 팔아야 하는 상황을 ‘좌고우면’(左顧右眄)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나 마찬가지다.

채권단을 대신해 두산그룹을 실사 중인 삼일회계법인은 조만간 실사 결과를 채권단에 통보할 것으로 전해졌다. 두산그룹은 실사 결과를 토대로 채권단과 협의한 뒤 이르면 이달 중 경영정상화 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IMF 외환위기를 전후로 ‘두산이라는 이름이 다음 세대에 못갈 수 있다. 업은 중요하지 않다’며 소비재 산업에서 중화학 업종으로 변신을 시도했던 두산은 베어스를 끝까지 사수할 수 있을까. 올 시즌 이후 베어스 전성시대를 이끌었던 주축 선수들의 FA(자유계약)가 몰린 상황에서 두산그룹은 여러모로 마뜩잖은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돌발 상황
  • 이조의 만남
  • 2억 괴물
  • 아빠 최고!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