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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기야 두산베어스의 구체적인 구단 가치까지 언급되기 시작했다. 지난해 포브스코리아가 산출한 두산베어스의 구단가치인 1907억원을 기준으로 실제로 시장에 나오면 매각 금액이 2000억원 이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다. 벌써 국내 대기업들이 베어스가 시장에 나오면 인수를 검토할 것이라는 소식까지 더해지고 있다.
구조조정과 M&A 소식이 쏟아지던 상황에서도 잠잠하던 두산그룹은 베어스 매각설에 이례적으로 적극 대응하고 나섰다. 그룹에서 공식적으로 ‘그럴 계획이 전혀 없다’고 선을 긋고 나선 것이다.
업계 안팎에서도 두산 베어스 매각이 이뤄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 고(故) 박용곤 초대 구단주를 시작으로 현재 박정원 구단주가 야구장을 직접 찾을 만큼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어서다.
금전적인 부분을 떠나 베어스가 미치는 무형의 가치도 무시할 수 없다. 한국시리즈를 6번이나 제패한 실력도 실력이거니와 수도인 서울을 연고지로 둔 점도 매력요소다. 무엇보다 두산그룹이 그간 구축해온 그룹 이미지에 베어스가 미친 영향이 금전적으로 환산이 불가능 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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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에서 유동성 지원을 받은 두산그룹은 자산매각과 사재출연 등을 통해 3조원 가까운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돈 되는 자산은 다 팔아야 하는 상황을 ‘좌고우면’(左顧右眄)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나 마찬가지다.
IMF 외환위기를 전후로 ‘두산이라는 이름이 다음 세대에 못갈 수 있다. 업은 중요하지 않다’며 소비재 산업에서 중화학 업종으로 변신을 시도했던 두산은 베어스를 끝까지 사수할 수 있을까. 올 시즌 이후 베어스 전성시대를 이끌었던 주축 선수들의 FA(자유계약)가 몰린 상황에서 두산그룹은 여러모로 마뜩잖은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