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주말 드라마 `비밀의 숲` 시즌2에서 대검찰청 형사법제단장 우태하(최무성 분) 부장검사는 통영지청에서 올라온 황시목(조승우 분) 검사에게 검경 수사권 조정을 두고 이렇게 말한다. `견제와 균형을 통한 권력분산`이란 대의(大義)가 양대 수사기관 간 밥 그릇 싸움으로 그쳐선 안 된다는 점을 에둘러 꼬집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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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에서 `영토 분쟁`으로 표현한 검경 수사권 조정을 둘러싼 대립의 역사는 70년 가까이 된다. 1948년 미 군정하에 검찰청법에 `경찰은 범죄수사에 있어 검사의 직무상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고 명시하면서 상명하복 관계가 됐다. 이어 1954년 제정된 형사소송법(형소법)에 검사의 수사·기소권이 명문화 됐다. 1962년 제5차 개헌에서 영장 청구의 주최를 검사로 규정하면서 검찰의 수사·기소·영장청구 권한 독점 구조가 완성됐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2018년 6월 경찰에 1차 수사권과 종결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발표했다. 헌법에 규정된 검찰의 영장 청구권은 일단 유지시켰으나, 경찰이 신청한 영장을 정당한 이유 없이 청구하지 않으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견제 장치를 두도록 했다. 지난해 4월 신속처리 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검경 수사권 조정안 관련 형소법·검찰청법 개정안은 올해 1월 1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후속 작업으로 이뤄진 시행령(대통령령)이 지난 16일로 입법예고까지 마쳤지만, 검찰과 경찰은 서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특히 경찰 측 반발이 심하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차관·국무회의에서 수사권 개혁에 대한 국민 여론이 반영될 수 있도록 대통령령을 수정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시행령은 향후 법제처 심사 및 차관·국무회의를 거쳐 내년 1월부터 본격 시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