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코로나 방역 사령관 1년..스마일 총리가 달라졌다

정세균 국무총리 취임 1주년 돌아보니
경제총리 약속했지만 코로나로 방역에 총력
코로나와의 전쟁 지휘…‘미스터 스마일’ 벗어 던진 정 총리
방역 성공 앞세워 경제회복까지…대권 성공방정식
  • 등록 2021-01-15 오전 12:00:00

    수정 2021-01-15 오전 12:00:00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지난 1년, 대한민국 총리라는 사실이 무거웠습니다. 국민 건강과 생명을 책임진 무거움이었습니다. 위기에 빠진 민생의 무거움이었습니다. 절망을 딛고 일어서는 안간힘의 무거움이었습니다.”

14일 정세균 국무총리가 취임 1년을 맞아 밝힌 소회는 지난 1년간 ‘총리의 시간’을 압축해서 보여준다. 기업인 출신인 정 총리는 2%라는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경제 성장률을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경제 총리’가 되겠다고 했다. 그러나 취임 직후 코로나19사태가 본격 확산하면서 코로나와의 전쟁에서 방역 사령관을 맡아 1년간 바이러스와 싸워왔다. 바이러스와의 전쟁이 1년을 넘어가면서 ‘미스터 스마일’로 불릴 정도로 온화하던 정 총리의 표정과 발언 수위가 과거에 비하면 굳어지고 단호해졌다. 정치권에서는 정 총리가 차기 대권을 염두에 두고 리더십을 강조하기 위해 선 굵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정 총리가 코로나19 백신접종, 경제 회복 등 켜켜히 쌓인 현안을 타개해나가며 대권주자로서 역량을 보여줄 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1월 14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46대 총리 취임식에 정세균 신임 국무총리가 취임사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경제총리 약속했지만 코로나로 방역에 총력

지난해 1월 14일 취임 당시 정 총리가 제시한 첫 번째 목표는 ‘경제 회복’이었다. 쌍용그룹에서 임원까지 지낸 기업인 출신인 정 총리는 산업자원부 장관을 역임하는 등 정부내 손꼽히는 경제통이다.

정 총리는 취임사 첫머리에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경제의 활력을 높이겠다”며 “경제를 살리는 힘은 기업으로부터 나온다. 정부는 혁신성장에 전력투구해 경제 활력의 마중물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 총리의 취임 일성은 1주일을 넘기지 못하고 코로나19 사태에 묻혔다. 취임 엿새째인 지난해 1월 20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했다. 걷잡을 수 없이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취임 한달여 뒤인 2월 26일엔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본부장을 맡아 코로나와의 전쟁을 진두지휘했다. 정 총리가 주재한 중대본 회의만 총 185차례에 달한다. 코로나19 확산 저지를 위해 국민들의 협조와 동참을 요청하기 위해 정 총리가 내놓은 대국민 호소문만 여섯 차례다.

코로나 방역 사령관으로서 정 총리의 대처는 흠잡을 데 없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정 총리는 중대본부장을 맡자마자 당시 신천지발 대규모 감염 사태로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된 대구에 직접 내려가 방역을 진두지휘했다.

정 총리가 보름가량 대구 지역에 상주하면서 방역작업을 이끈 덕에 대구·경북 지역에서의 1차 대유행을 다소나마 누그러뜨릴 수 있었다. 이후에도 정 총리는 8월 광화문 집회와 교회를 발원지로 한 2차 대유행이 수도권을 휩쓸자 서울시청에 상주하며 방역작업을 지휘하는 등 현장을 지키며 코로나19와의 전쟁을 이끌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해 2월 26일 대구시청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총리실 제공)
코로나와의 전쟁 지휘…‘미스터 스마일’ 벗어 던진 정 총리

“정부는 역학조사 방해, 진단검사 거부 등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노골적으로 위협하는 비상식적 행위를 묵과하거나 용납하지 않겠다. 불법행위로 인한 공중보건상 피해에 대해서도 구상권 청구 등 끝까지 책임을 물어 주시기 바란다.”


이날 정 총리가 코로나19 중대본 회의에서 단호한 목소리로 이같이 지시했다. ‘미스터스마일’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였던 그였지만 요즘은 얼굴에서 웃음기를 찾아보기 힘들다.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긴급현안 질의에서 정 총리가 보여준 모습은 정 총리가 달라졌다는 평가를 나았다.

그는 당시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이 ‘다른 나라는 인구수의 5~7배에 달하는 백신 수량을 확보한 이유가 뭐냐’고 묻자 “그 나라에 가서 물어보시라”며 “남의 나라가 하는 게 뭐가 중요한가”라고 받아쳤다. 또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이 ‘(백신 확보에 대해) 13회나 지시했다’고 담당자들에게 떠넘기기 한다”고 지적하자 “그런 식으로 하지 마라. 뭘 떠넘기느냐. 국가 원수에 대해 그렇게 하는 것 아니다. 품위를 지키시라”고 질타했다.

반면 정 총리는 취임 이후 처음으로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그는 이날 인천에서 헬스장을 운영하고 있는 한 자영업자가 임대료 부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얘기에 “충분히 이해되고 역지사지를 해보면 얼마나 힘들까, 눈물이 난다”며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았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코로나19로 인한 방역실태, 백신 수급 상황 및 접종 시기에 대한 긴급현안질문에서 피해를 본 소상공인자영업자 대한 발언 중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방역 성공 앞세워 경제회복까지…대권 성공방정식

정 총리 스스로는 ‘지금은 총리’라며 선을 긋고 있지만 여전히 여러 대권 후보중 한명이다. 정 총리가 내달 말 시작될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얼마나 차질없이 이끄냐가 대권행보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정 총리는 ‘예방접종 대응추진단’을 가동해 백신 접종을 위한 예행연습까지 하고 있다. 미국이나 프랑스 등 이미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 국가들이 준비 부족으로 접종에 속도를 못 내고 있는 상황을 반면교사 삼아 사전준비를 철저히 하겠다는 것이다. 백신과 치료제를 앞세워 방역에서 성과를 거둔 뒤 코로나19 충격으로 무너진 일자리와 경제 회복의 불씨를 당긴다면 대권이 멀기만 한 것은 아니다.

여권에선 지역색이 옅고 안정감을 준다는 점에서 이낙연 더불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최적의 카드라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정 총리 지지율이 조금씩 상승세를 보이는 모습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이 대표는 지지율이 답보 상태를 보이는 와중에 ‘전직 대통령 사면론’까지 겹치면서 친문 세력에게 큰 비판을 받았고, 이 경기도 지사는 대선주자 여론조사 결과에도 당내 세력이 부실하다”며 “민주당 당대표와 국회의장까지 지내며 당내 입지가 단단한 정 총리가 차기 유력 대권 후보로 부상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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