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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갤러리] 지뢰밭을 평화롭게 거닐다…이수진 '길을 잃다 1'

2019년 작
유령 소재로 삶에 깔린 모순·불안 등 비유
잔잔한 풍광 배경에 '충돌의 지점' 표현해
단정한 인물, 화사한 색으로 표현한 '반전
  • 등록 2021-01-20 오전 3:30:01

    수정 2021-01-20 오전 3:30:01

이수진 ‘길을 잃다 1’(사진=갤러리도스)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가지만 뻗은 나무 사이로 소복이 눈이 쌓였다. 그 길을 앞서거니 뒤서거니 걷는 이들. 뭔가 의식이 있는 모양이다. 깔끔하게 유니폼을 갖춰 입었다. 몇몇이 우스꽝스러운 가면을 썼지만, 그냥 넘겨버릴 재밋거리로만 보일 뿐, 그저 잔잔하고 평화롭다. 그런데 딱 하나가 걸린다. 가운데 세운 허연 형상이 말이다. 마치 포위당한 듯 이끌리며 일행을 따르는 중이니. 저이는 누구고 저들은 어디로 가는 건가.

말갛고 조용한 풍광에 당황스러운 파문을 던진 이는 작가 이수진. 작가는 “삶의 이면에 존재하는 불확실성·모호·연약함 같은 것이 어떻게 우리 삶에 작용하는가에 대한 그리기”를 한단다. 다시 말해 사는 일은 모순과 뒤틀림의 연속이고, 무질서하며 폭력적이기까지 한데, 거기에 고립된 이들이 어찌 살아남는가에 관심이 있다는 거다. 평화로운 세상의 경계 너머에 깔린 지뢰밭을 본다는 얘기다.

‘길을 잃다 1’(Getting Lost 1·2019)은 말로도 설명하기 어려운 그 미세한 갈등과 균열, 상처를 단정한 인물과 화사한 색으로 표현한 ‘반전’인 셈이다. 허연 형상은 작가가 의도한 바로 그 충돌의 지점이다. 이른바 ‘유령’의 등장. 삶의 고통에 맞닥뜨린 의심·두려움 등을 비유했단다. 따뜻한 냉소가 흐르는 겨울풍경이다.

26일까지 서울 종로구 삼청로7길 갤러리도스서 여는 개인전 ‘연인, 유령 그리고 나’(Lover, Ghost and Me)에서 볼 수 있다. 광목천에 아크릴. 155×208㎝. 작가 소장. 갤러리도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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