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쇼 "과거는 과거일 뿐", 와카 "커쇼 신경 안 쓴다" 출사표

  • 등록 2013-10-18 오후 3:22:43

    수정 2013-10-19 오후 9:17:45

[이데일리 e뉴스 정재호 기자] 류현진(26·LA다저스)의 LA 다저스와 영원한 강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운명의 6차전을 앞두고 양보 없는 설전을 벌이고 있다.

스포츠 전문방송 ‘ESPN’은 19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릴 ‘다저스 대 카디널스’의 내셔널리그(NL) 챔피언십시리즈(CS) 6차전에 앞서 양팀 선발투수인 클레이튼 커쇼(25)와 마이클 와카(22)의 출전소감을 전했다.

벼랑 끝에 몰린 다저스의 운명을 두 어깨에 짊어진 에이스 커쇼의 출사표는 짧고 굵었다. 그는 “과거에 이랬으면 현재는 어땠을까하는 식의 가정을 정말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입을 열었다.

클레이튼 커쇼가 마운드에서 역투를 펼치고 있다.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커쇼는 지난 NLCS 2차전에서 텍사스 출신 후배투수 와카에게 판정패한 걸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이는데 그는 포스트시즌(PS) 통산 평균자책점(ERA) 2.88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승운이 따르지 않아 1승(2패)만을 거둬들이고 있기도 하다.

커쇼는 “나는 항상 내가 곧 6차전에 나가서 던지게 된다는 다가올 현실만을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과거는 과거일 뿐 미래의 6차전에서 뭔가 확실하게 보여주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반면 맞상대를 벌이는 와카는 성공가도를 질주하고 있는 젊은 선수답게 거칠 것 없는 자신감을 쏟아냈다. 와카는 “이번 전체 포스트시즌은 현재까지 굉장했다. 희망적이게도 우리는 이것을 계속 지켜나갈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맞상대 투수가 얼마나 강한지 알고 있지만 그게 변수가 되지는 못할 것이라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와카는 “커쇼는 명백하게 터프한 투수이다. 지난 등판에서도 다들 확인했다”면서도 “그러나 나는 내가 상대하는 사람에 대해 너무 많이 신경 쓰지 않으려 노력한다. 다른 선발등판 때와 똑같이 접근한다. 내가 정말로 생각하는 건 내 자신이다”고 강조했다.

와카는 5차전이 끝난 뒤 가진 인터뷰에서도 “스스로 의심을 품는다면 포스트시즌에서 결코 좋은 투수가 되지 못하고 좋은 공도 던질 수 없을 것이다”며 “스프링캠프 때 목표가 이 팀에서 월드시리즈(WS) 우승을 돕는 것이었는데 아직 그 기대치에 다가가지 못했다. 6차전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넘치는 자신감을 표출했다.

와카가 올해 사이영상 수상이 유력한 대선배 커쇼를 앞에 두고도 이렇듯 자신감에 넘칠 수 있는 배경은 무시무시한 최근 기세에서 비롯된다.

와카는 올 PS에서 2경기 2승무패에 ERA는 경이적인 0.64를 마크하고 있다. 14이닝 동안 단 6개의 안타만을 맞았고 탈삼진은 17개나 솎아냈다.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아웃카운트 1개를 남겨놓고 놓친 노히트게임(8.2이닝 1피안타 무실점, 9회 투아웃에서 라이언 지머맨에게 투수앞 내야안타를 허용하고 교체)까지 포함하면 최근 ‘3경기 3승무패 ERA 0.42’다.

양팀 감독들도 결전에 앞서 한 마디씩 거들었는데 두 감독 모두 타격이 살아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다.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은 “두 팀 다 타격이 나아질 것으로 내다본다. 몸 상태가 좋지 않은 핸리 라미레스와 안드레 이디어가 하루 이동일로 이득을 볼 것이다”고 말했다.

마이크 매서니 세인트루이스 감독은 “와카는 해온 대로 잘해낼 거라고 예상한다. 선수들이 공을 치는 법을 잊어버리지는 않았을 것이다”며 서서히 살아날 타격에 기대를 걸었다.

만약 다저스가 6차전을 이긴다면 최종 7차전은 류현진과 애덤 웨인라이트의 선발 맞대결이 재현될 예정이어서 한국야구 팬들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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