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벤투스, 협박에 거짓말까지…“입국수속만 2시간? 사실은 26분”

  • 등록 2019-07-31 오전 10:54:32

    수정 2019-07-31 오전 10:54:32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팀 K리그 vs 유벤투스FC 친선경기’에서 벤치를 지키고 있다. (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4·유벤투스) ‘노쇼’ 논란으로 한국 축구 팬들을 우롱한 유벤투스의 만행이 계속 드러나고 있다.

유벤투스는 일방적인 경기 시간 단축 요구와 경기 취소 협박에 이어 입국 과정에 대한 거짓말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6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팀 K리그와의 친선경기 당일 오후에 입국한 유벤투스는 예정된 킥오프 시간인 오후 8시보다도 4분 늦게 경기장에 도착했고, 결국 경기는 8시57분에 시작됐다.

당시 마우리치오 사리 유벤투스 감독은 “한국 입국 수속을 마치는 데 너무 긴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유벤투스 관계자도 경기 주최사인 더페스타를 통해 “한국 입국심사에서 여권을 일괄 수거해 가는 등 2시간이 넘게 걸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유벤투스 측의 변명은 거짓말이었다. 31일 동아일보는 “법무부 출입국관리본부에 확인한 결과, 유벤투스가 입국심사장에 도착한 시간은 26일 오후 2시38분이며 선수단 전원 입국심사를 마치는 데 총 26분이 걸렸다”고 보도했다. 또한 “여권은 수거한 적 없고 일반 입국객과 마찬가지로 대면 심사했다”고 전했다.

이날 유벤투스는 입국 일정이 지연됐다는 이유로 한국프로축구연맹과 더 페스타에 “킥오프 시간을 오후 9시로 미루지 않으면 위약금을 지불하고 경기를 취소할 수 있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또 “90분 경기를 못 하겠으니 80분으로 줄이고 싶다. 전·후반을 각각 40분으로 하고, 하프타임은 10분으로 하자”라는 등 무리한 요구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경기는 전·후반 90분과 15분간의 하프타임 시간을 모두 채웠지만, 호날두는 90분 내내 벤치를 지켜 ‘노쇼’ 논란이 일었다. 호날두를 보기 위해 적게는 3만 원에서 비싸게는 40만 원을 주고 경기장을 방문한 팬들은 호날두의 결장에 공분을 터뜨렸다.

유벤투스 측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사과의 뜻과 함께 조만간 한국을 방문하겠다는 입장을 전했지만, 축구 팬들의 분노는 쉽게 잦아들지 않고 있다.

호날두 ‘노쇼’ 사태에 분노한 축구 팬들은 잇따라 소송에 나서고 있다. 검사 출신인 오석현 변호사는 지난 29일 더 페스타와 유벤투스, 호날두를 사기 혐의로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정식 고발했다. 경기를 관전한 팬들이 주축이 된 ‘호날두 사태 소송카페’도 30일 주최사 더페스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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