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갤러리] 친구-연인-적으로 모두 끌어안아야…신모래 '시들고 소중한 것'

2020년 작
젊은 남녀의 일상감정 감각적으로 그려내
'핑크'로 기대 높이고 상실감 띄우는 반전
  • 등록 2020-08-07 오전 4:05:00

    수정 2020-08-11 오전 5:07:14

신모래 ‘시들고 소중한 것’(사진=노블레스컬렉션)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시무룩한 여자의 단발머리를 장식한 건 시들어가는 꽃송이다. 장식이라기보다 그저 얹어뒀다는 게 맞을 거다. 보통 이런 행위가 나오는 건 상실감 때문일 터. 그 상실감은 대개 인간관계에서 비롯된 거고. 게다가 작가가 신모래(32)라니, 틀림없을 정황이 잡힌다.

일러스트레이터로 활약하는 작가의 무기는 ‘핑크색 디지털 일러스트’다. 그 핑크빛 무기로 젊은 남녀의 일상을 감각적으로 그려내는데. 사실 작품의 묘미는, 허를 찌르는 반전에 있다. 꽃분홍 배경에 대한 기대를 무너뜨리고 외롭고 쓸쓸하고 허탈하고 공허한 감정을 푹 재워두는 거다.

‘시들고 소중한 것’(The Warmest Thing·2020)은 작가가 핑크와 디지털에서 벗어나 시도한 캔버스 작업이다. 주제는 유지했다. ‘사랑의 온도차’ 말이다. 저 여자 옆에는 한 남자를 그린 작품이 있을 테고 아마도 여자의 상실감과는 다른 빛깔을 담아뒀을 터.

결국 피하지 말고 다 품으라는 게 작가의 메시지다. 친구로, 연인으로, 적으로 달려드는 그 사람을 차례로 끌어안을 수 있을 때 비로소 사랑이라 할 거라고. 눈썰미가 있다면 발견했겠지만, 작품에는 늘 이들을 지켜보고 누군가가 있다. ‘개미’다. 빼놓지 않고 등장시켜 ‘숨은 개미 찾기’를 하게 한다.

14일까지 서울 강남구 선릉로162길 노블레스컬렉션서 여는 개인전 ‘너의 하나뿐인 친구이자 연인 그리고 적’(Your Only Lover, Friend, Enemy)에서 볼 수 있다. 캔버스에 아크릴. 130×130㎝. 작가 소장. 노블레스컬렉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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