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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닥터]'인공방광수술'로 정상적 소변 가능하고, 일상생활 가능

국내 최대 규모 이대목동병원 인공방광센터 이동현 교수
20대 환자 인공방광으로 새 삶… 타 병원서 포기한 환자도 수술 성공
  • 등록 2021-04-20 오전 7:02:51

    수정 2021-04-20 오전 7:02:51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21살에 방광암 진단을 받은 김지만(가명)씨은 사춘기인 15살 때 간질성방광염을 앓아 소변이 50㏄만 차면 줄줄 새어 나오는 탓에 사춘기 내내 기저귀를 차고 살아야 했다. 설상가상으로 21살이 되던 해에 방광암 진단까지 받은 김씨는 치료를 위해 대학병원 여러 곳을 돌아 다녔지만 한결같이 “방광을 전체 떼어내고 배 바깥으로 소변 주머니를 만들 수밖에 없다”는 말만 돌아왔다. 김씨는 “암에 대한 공포보다 평생 소변 주머니를 차고 살 것이 끔찍했다”고 회상했다.

마지막 희망을 품고 이대목동병원 인공방광센터를 찾은 김씨는 결국 3시간의 수술 끝에 인공 방광 수술에 성공했다. 수술을 집도한 이동현 센터장(비뇨의학과 교수)은 “김씨는 인공방광수술로 암을 치료했을 뿐 아니라 6년 만에 기저귀를 벗게 됐다”며 “이제 김씨는 다른 청년들처럼 사회생활을 한다”고 강조했다.

◇‘어벤저스’ 같은 다학제 협업 시스템 구축

이동현 센터장은 국내에 ‘인공방광’을 도입한 선구자다. 보통 방광에 암세포가 퍼져 방광을 절제하거나, 방광 기능이 좋지 않아 방광을 대체해야 하는 경우 복부 쪽에 소변 주머니로 소변을 받아내는 ‘요루’라는 방법을 사용한다. 이는 움직임도 불편하고 냄새 때문에 외출이 어려워 환자의 삶의 질이 확연히 떨어진다.

1990년대 연세대 의대 비뇨기과학교실 연구강사 시절부터 환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요루를 대체할 수술 방법을 고민한 이 센터장은 대안으로 인공방광 수술법을 찾았다. 인공방광 수술법이란 방광 절제 수술 후, 본인의 소장으로 인공적인 방광을 만들어 요도에 연결, 정상적으로 소변을 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인공방광 수술은 외관상 티가 나지 않을 뿐 아니라 소변을 정상적으로 볼 수 있어 가벼운 등산이나 골프, 수영, 사우나, 성생활도 가능하다. 이 센터장은 ”국내에는 연구 자료가 전무해, 외국 논문과 발표자료 등을 일일이 찾아 공부하며 인공 방광 수술법을 고안해냈다“고 회상했다.

2015년 문을 연 현재 이대목동병원 인공방광센터는 국내 유일 인공방광 센터이자 세계 최대 규모다. 누적 인공방광 수술 건수도 900건을 넘어섰다. 인공방광 수술이 많이 알려져 있지만 아직도 유루 수술을 하는 경우가 많다. 환자가 이전에 대장암, 위암, 자궁암 등으로 수술을 받았거나 방사선치료, 항암치료 등을 받은 경우 장유착이 심해 인공방광수술의 난이도가 높기 때문이다. 방광암 전방광벽에 침윤이 심하거나 만성방광질환으로 방광 유착이 심한 경우 인공방광수술이 어려워 요루수술이 주로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이대목동병원 인공방광센터에서는 이 같은 경우에도 대부분 인공방광수술을 성공시키고 있어 환자만족도가 높다.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이대목동병원 인공방광센터는 이제 범위를 넓혀 대장암, 위암 등 다른 암 수술을 경험한 환자나 방광암으로 방광을 부분적으로 절제한 환자, 방사선치료를 받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인공방광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6년 넘게 운영되며 의료진들이 노하우가 축적돼 다른 병원에서 포기한 어려운 수술들을 성공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이 센터장은 ”비뇨의학과 전문의 뿐 아니라 병리과, 진단검사의학과, 방사선종양학과, 감염내과, 종양내과 등 각 과 전문가들이 ‘어벤저스’와 같이 다학제로 협업하는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센터개소 6년 노하우 쌓여 무항생제 수술실도

3년 전 요관암으로 방광 일부와 콩팥을 절제했던 73세 여성 박모 씨도 최근 방광암 2기가 재발해 다른 병원에서는 소변 주머니 수술을 하려다 결국 이대목동병원에서 인공방광 수술을 받고 상태가 호전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센터장은 “이전에 대장암수술이나 방사선치료로 요관유착이 심한 경우 인공방광모양을 X자로 만들어 요관에 부착하는 ‘X-파우치’ 기법으로 사용가능한 요관의 길이가 짧은 환자의 인공방광수술도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5년 인공방광 센터 개소 이후 노하우가 쌓이면서 수술 시간 단축과 함께 신경·혈관 손상을 최소화하고, 무수혈, 무항생제 수술도 센터에서 시행되고 있다. 또한 수술 후 요관 스텐트, 콧줄 등 수술 후 각종 관을 연결하지 않는다. 이 센터장은 “수술 중 항생제를 ‘융단폭격’으로 사용하면 이후 합병증이 생겼을 때 정작 쓸 항생제가 없어 난처한 경우가 많다“며 ”우리 의료진은 오랜 수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수술 후 항생제 없이 회복되는 방법을 찾아냈다”고 강조했다.

안타깝지만 인공방광 수술을 할 수 없는 환자군이 있다. 바로 이미 요루 수술을 받은 환자다. 일단 소변주머니를 차는 수술을 받은 후라면 방광 절제 시 요도괄약근과 신경이 다 제거된 상태이기 때문에 인공방광 수술을 할 수 없다. 이 센터장은 “뒤늦게 인공방광 수술법을 알고 안타까워하는 사례가 너무 많다“며 ”방광 절제 수술 전 인공방광 수술을 받을 수 있을지 꼭 알아보라“고 권했다.

이 센터장은 몇 해 전부터 전국 비뇨의학과 의사를 대상으로 인공방광 수술을 시연하는 ‘라이브 서저리(live surgery)’를 수차례 진행했을 뿐 아니라 외국 학회 및 유명 저널에도 인공방광 수술법을 발표하는 등 인공방광 수술 홍보에 앞장서고 있다. 이대목동병원 인공방광센터에서 매달 수십 건, 쉴 틈도 없이 수술을 집도하고 있는 지금도 ‘은퇴 전에 더 많은 후학들에게 인공방광수술법에 대해 알려 향후 전국적으로 대다수의 환자들이 인공방광 수술을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을 본인의 사명이라고 말한다.

이 센터장은 “인공방광 수술은 요도괄약근 신경을 살려야하고, 광범위한 임파선 절제해야 하는 무척 까다로운 수술이지만 환자들이 원하고, 수술 일상생활에 가깝게 돌아가며 삶의 질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아지기 때문에 더욱 활성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동현 이대목동병원 인공방광센터 이동현 센터장(가운데)은 여러 원인에 의해 방광이 제 기능을 하기 못할 정도로 망가져 방광절제 수술을 받아야 하는 환자에게 인광방광 수술은 환자의 새로운 삶을 선사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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