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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영국 BBC는 “매킬로이, 셰인 라우리, 제프 슈트라카로 구성된 마지막 조는 앞 조의 느린 플레이에 수차례 붙잡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슬로 플레이 문제의 해법으로 영국 아마추어 대회 진행 방식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대회에서는 3명이 한 조로 플레이하고 경기 시간은 4시간 30분을 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잉글랜드골프협회는 지난해 ‘페이스 오브 플레이 스테이션’ 제도를 도입해 코스 내 몇 군데 특정 지점에서 선수들의 경기 진행 속도를 기록하고 있다. 대회 디렉터인 제임스 크램턴은 “샷 대신 선수가 한 홀을 플레이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모니터링하는 것”이라며 “라운드 당 3, 4군데 페이스 오브 플레이 스테이션을 설정한다. 정해진 시간을 초과하면 일종의 ‘옐로 카드’를 받게 된다. 이후에도 플레이가 지연되면 같은 조 3명이 모두 벌타를 받는다”고 설명했다.
BBC는 “아직 페널티를 받은 선수는 없다. 선수들이 체크 포인트 시간을 맞추기 위해 페어웨이를 달리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잉글랜드골프협회가 이런 제도를 도입한 이유는 전체 경기 운영에 대한 인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크램턴 디렉터는 “선수들이 한 샷을 하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는 사실 별로 중요하지 않다. 다만 샷을 하기 위해 해야 하는 모든 일, 예컨데 장갑을 착용하고 벗는 시간, 거리를 계산하는 데 걸리는 시간, 다음 지점까지 걸어가는 데 걸리는 시간에 대해 선수들이 반드시 인식하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PGA 투어는 2022년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 자본을 후원받는 리브(LIV) 골프가 창설되면서 위기를 맞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PGA 투어 정상급 선수들이 LIV 골프로 유출됐고, 팬들도 이탈했다. 미국 골프다이제스트에 따르면 지난달 열린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시청자 수는 작년 시청률보다 19% 급락했다. 슬로 플레이 문제가 계속 이어진다면 골프 팬들이 더 떠날 것이라는 위기를 최근 PGA 투어 선수들도 느낀 듯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앞서서는 PGA 투어 스타 저스틴 토머스(미국)는 팬들과 소통하고 TV 시청률을 높일 수단으로 방송사에 더 협조적일 것을 촉구하는 편지를 동료 선수들에게 보냈다.
미국 골프다이제스트는 슬로 플레이를 개선하기 위해선 반쪽짜리 대책이 아닌 종합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PGA 투어가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샷 클록’(정해진 시간 내에 샷을 해야 하는 제도)이 경기 시간 단축에 도움이 될지도 지켜볼 일이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선 시간 제한 제도가 큰 성공을 이끌었다. MLB는 2023년 투수가 정해진 시간 내에 투구하도록 하는 ‘피치 클록’을 도입했다. MLB도 처음에는 새로운 제도에 큰 반발을 겪었지만, 결국 혁신적인 변화를 이뤄냈다. 경기 시간이 30분 가까이 단축됐고, 관중 수가 2년 연속 증가했으며 10년 만에 처음으로 TV 시청률이 두 자릿수로 급증한 걸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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