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풍향계]교회만 즐비..천주교· 불교는 '박탈감'

인프라 없어 종교활동 못하는 천주교·불교 신자
기독교 신자는 "좋은 교회 많아”..행복한 고민중
  • 등록 2014-11-16 오전 10:55:00

    수정 2014-11-16 오전 10:55:00

[세종=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석달째 세종청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공무원 이모(35세)씨는 남모를 속앓이를 하고 있다. 주말이면 성당에 다니는 독실한 천주교 신자인 그는 세종시로 근무지를 옮긴 뒤, 한 번도 성당에 가지 못했다. 성당을 가기 위해 주말마다 서울에 올라갈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 씨는 “금남면 쪽에 성당이 있다고 듣긴 했는데, 정확히 어디인지 잘 모르겠고 차량이 없는 경우에는 방문도 쉽지 않다고 들었다”며 “고해성사를 하고 싶은데 참 난감하다”고 토로했다.

이 씨처럼 세종시로 이주한 뒤 종교활동을 못해 답답함을 토로하는 공무원들이 부지기수다. 종교활동을 하려면 차를 타고 30분 가량 달려 대전이나 청주를 나가야 하기에 여간 힘든 게 아니다. 공무원들 사이에선 우스갯소리로 △대중목욕탕 이용 △대형마트 장보기 △종교활동이 세종시에서 하고픈 ‘3가지 소원’이라는 푸념도 나온다.

천주교 신자들은 주로 세종시 금남면에 위치한 성당에서 주말 예배를 보고 있다. 지난 1월 조치원본당 금남공소에서 본당으로 승격되긴 했으나, 제약도 많고 시설도 열악하다. 한 공무원은 “성당으로 승격됐지만 아직은 공소나 마찬가지”라면서 “비좁은 가건물이라 일부 신자들은 조치원이나 대전까지 가서 미사에 참석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천주교 신자들은 연말쯤 완공 예정인 ‘세종본당’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을 기념해 지난 5월 착공한 이 건물은 연내 완공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불교 신자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세종시를 둘러싸고 영평사, 경원사, 황룡사, 비암사 등 이름이 꽤 알려진 절이나 사찰 등이 있으나, 주거 지역과는 거리가 상당하다. 불교 신자인 김모(36세) 사무관은 “주말마다 등산을 겸해 동화사나 갑사 등 계룡산 자락에 있는 절을 다닌다”고 전했다.

이에 비해 기독교 신자들은 여건이 풍족한 편이다. 거주민이 가장 많은 첫마을 단지 어디를 가도 십자가를 쉽게 볼 수 있다. 최근 가족들과 함께 A교회에 다니기 시작했다는 한 공무원은 “장로교는 물론 침례교도 많이 있다”며 “처음 세종시에 내려온 뒤 오히려 어떤 교회를 선택할 지 한참 고민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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