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정치적 상한가' 안철수 대표가 잊지 말아야 할 것

  • 등록 2020-03-04 오전 6:00:00

    수정 2020-03-04 오전 6:00:00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내일은 몇 시까지 올까요? 오늘처럼 오면 될까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매일 대구동산병원을 나오며 전하는 말이다.

안 대표의 대구행이 코로나19로 고통받는 국민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특히 마스크 공급조차 ‘우왕좌왕’ 대는 정부여당, 그간 ‘중국인 입국 금지’ 주장만 반복한 미래통합당, 온통 위성정당 저지에만 매몰된 민생당·정의당과 비교하면 안 대표의 의료봉사는 분명한 차별점을 보인다.

정치인 안철수의 대구행은 분명 쉬운 선택은 아니었다. 안 대표의 대구행은 총선을 40여일 앞두고 사실상 ‘1인 정당’ 대표가 선거 준비를 하지 못하는 상황을 만들었다. 서울로 돌아온다고 해도 최대 2주간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 하루가 1년 같은 선거 기간에서 안 대표의 선택을 비아냥댈 수만은 없는 이유다.

안 대표는 정치에 발을 들인 후 끊임없이 최악의 상황을 마주쳤다. 하지만 최근의 위기는 차원이 달랐다. 귀국 후 바른미래당 탈당부터 창당까지 매 순간이 걸림돌이었다. 여기에 수년간 안 대표를 지지했던 주요 측근들은 며칠 사이 대거 미래통합당을 택하는 상황까지 몰렸다. 제3지대 정책정당을 꿈꿨던 안 대표는 ‘지역구 출마 포기, 비례정당화’라는 극약처방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어찌 보면 대구행은 최악의 상황에서 나온 마지막 선택으로 읽을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 선택이 최고의 선택으로 변모해 가는 중이다.

물론 안 대표가 ‘진정성’을 이야기해도 ‘정치쇼’라는 일각의 눈초리 역시 존재한다. 정치는 어차피 보여주기를 담고 있다. 기왕이면 진정성 없는 쇼보다는 진정성 있는 쇼가, 스트레스만 주는 쇼보다는 감동을 주는 쇼가 국민에 박수를 받을 것이다.

이에 더해 안 대표 역시 더 변해야 한다. 봉사와 정치는 엄연히 다른 분야다. 의료봉사로 인해 오른 지지율에 심취하고, 과거 실패한 본인의 리더십을 답습한다면 분명 두 번째 국민의당 역시 실패할 수밖에 없다. 유권자는 일견 감성적으로 보이지만 그 누구보다 냉철하다는 점을 잊으면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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