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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원격수업 부작용' 등교일에도 학교 안 가려는 학생들

원격수업 확대·불규칙한 등교에 생활리듬 붕괴
등교일에 결석 학생 늘어...늦잠 깨우는 교사도
고교 교사 "예년보다 병결 학생 3배 이상 늘어"
  • 등록 2020-09-25 오전 4:57:02

    수정 2020-09-25 오전 7:09:12

[이데일리 신중섭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원격 수업이 확대되면서 생활 리듬이 무너진 학생들이 등교 일에도 집 밖을 나서지 않으려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나타나는 일종의 부작용이다. 교육계에선 일본 등 일부 국가에서 심화되고 있는 `등교 거부` 문제가 국내로도 옮겨붙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전국 중·고등학교 3학년부터 온라인 개학이 시작된 지난 4월 9일 오전 서울 성동구 도선고등학교 교실에서 담임 선생님이 온라인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일선 학교, 등교일 결석 늘어 고민

24일 교육계에 따르면 최근 일부 학교는 등교일에도 결석 학생이 늘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원격수업 장기화로 생활리듬이 무너진 학생들이 등교를 힘겨워하면서 벌어진 현상이다.

현재 고3은 대입 준비 상황임을 고려해 매일 등교를 하고 있지만 나머지 학년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격일 또는 격주 등교 중이다. 수업은 원격·등교수업을 병행하고 있다. 교내에서 확진자가 발생하거나 학교 인근 감염사례가 생기면 해당 학교는 등교를 중단하고 원격수업으로 전환한다.

2학기 들어서도 코로나19 확산세가 잡히지 않으면서 원격수업 비중은 점차 커지고 있다. 특히 수도권은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지난달 26일부터 원격수업으로 전환해 한 달 만인 이달 20일에야 등교가 재개됐다. 다만 등교인원을 최대 3분의 2로 낮추는 밀집도 완화 조치로 당분간 격일·격주제 등교가 불가피하다.

등교·원격수업을 병행하는 조치가 장기화되면서 교사들도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학교현장에서는 원격수업일에도 늦잠 자는 학생을 깨우기 바쁘다는 교사들의 호소가 나온다. 문제는 이런 현상이 등교일로도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경남의 한 고교 교사는 “지난해의 경우 한 달에 교실당 2~3명 정도의 병결이 있었는데 최근에는 한 달에 10여 명을 병결 처리했다”며 “표면적으로는 병결이지만 원격수업으로 인해 생활리듬이 깨진 탓인지 늦잠 자는 경우가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전남 지역의 한 초등학교 교사도 “지역 교사들 사이에서 최근 결석 학생이 꽤 늘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의 결석이 늘면서 교육당국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교육부는 모든 학교의 조례·종례를 화상프로그램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실시간 쌍방향 운영토록 하는 방안을 내놨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아예 추석 이후 초·중학교 1학년에 한해 매일 등교를 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초1의 경우 새로운 학교급으로 진학하는 만큼 생활습관 형성이 중요하다는 게 조 교육감의 주장이다.

원격수업 장기화에 `등교 거부` 현상도 우려

교육계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등교 거부 현상을 우려한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학교도 계속해서 나가야 습관화가 되는데 학생들이 장기간 방치 상태에 놓이면서 생활 훈련이나 기본 학습 자체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등교가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학생이 늘면서 등교 거부 현상이 국내에서도 확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부모의 조력이나 관심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맞벌이 가정이나 취약 계층에서 이런 경향이 짙어질 가능성이 있다. 박 교수는 “맞벌이나 취약계층 학생들도 어떻게든 등교를 했지만 원격수업 장기화로 이러한 생각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교육단체들은 학교 적응과 돌봄, 학습 격차 해소를 위해 등교수업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서울시교원단체총연합회는 지난 23일 입장문을 통해 “내년에도 코로나19 상황을 장담할 수 없기에 대면수업 확대를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교사노동조합연맹도 “거리두기가 1단계로 완화될 경우 유치원생과 초1, 초2 학생 전원의 전면 등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남기 교수는 “학교는 문제를 보이는 아이를 조기 발견하고 상담·관리에 나서야 한다”며 “교사뿐 아니라 학부모들의 관심과 학생 자신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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