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북한 축구선수들의 해외 활약상을 더이상 못 보게 될 전망이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탓에 이들은 강제로 꿈을 접고 본국인 북한으로 이미 귀국했거나, 돌아가야 한다. 여기서 자의는 없다.
‘북한의 호날두’, ‘북한의 손흥민’이라 불리며 해외 무대에서 활약해 온 북한 축구대표팀의 공격수 한광성(23)도 그중 한 명이다. 북한 해외 노동자를 일괄 추방하도록 한 유엔(UN)의 대북제재로 뛸 수 있는 해외 소속팀을 찾지 못하고 귀국한다. 이미 오스트리아 장크트 푈텐 소속 박광룡은 지난해 방출됐고, 이탈리아 SS아레초 소속 최성혁도 지난해 계약 만료 뒤 팀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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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고치에 따르면 한광성이 지난해 11월까지 새로운 팀 물색에 나섰고 “말레이시아 슬랑오르FC와 원 소속팀인 카타르 알두하일이 임대계약을 위해 협상에 나섰지만 성사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광성은 코로나19 여파로 아직 북한에 들어가지 못했다”며 “조만간 중국을 통해 들어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1998년 평양에서 태어난 한광성은 북한의 호날두라 불리는 축구 스타다. 알두하일이 지난해 1월 유벤투스에 한화 94억원 수준의 이적료까지 지급하며 공들여 영입한 선수다. 당초 계약 기간은 2024년 6월30일까지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광성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집권 초기인 2013년 엘리트 축구선수 양성을 위해 설립한 평양국제축구학교에 입학해 두각을 나타냈다. 2014년 태국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16 챔피언십 결승에서 한국을 2-1로 꺾고 북한의 우승을 견인하며 주목받았다. 2015년 국제축구연맹(FIFA) 칠레 U-17 월드컵에서는 북한의 16강 진출을 이끌었다. 2016년에는 한국의 이승우와 함께 영국 가디언이 선정한 1998년생 최고 축구 유망주 50명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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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세계적 축구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처럼 저돌적 돌파가 특기인 한광성에게 북한 호날두라는 별명이 붙었다. 우리나라 축구계에도 적잖은 충격을 줬다. 호날두가 2018년 레알 마드리드에서 유벤투스로 이적해 ‘진짜 호날두’와 함께 뛸 기회까지 잡았다. 그러다가 지난해 1월 카타르 알두하일로 팀을 옮기면서 700만유로(한화 약 94억원)의 이적료를 받았다.
그러나 대북 제재가 한광성의 발목을 잡았다. 이적료 등 연봉 대부분이 북핵 개발로 흘러 들어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유엔은 관측했다. 연봉 160만 유로(20억원) 이상을 받는 한광성은 현지 생활비 200만원 정도만 빼놓고 모두 북한으로 송금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로써 국제사회 대북제재 대상에 올랐던 북한 축구선수 3명이 모두 해외 무대에서 퇴출당하게 됐다. 박광룡은 지난해 8월 오스트리아에서 노동 허가 비자를 연장해주지 않아 소속팀 장크트푈텐에서 방출됐다. 이탈리아 US아레초에서 뛰던 최성혁 역시 작년 1월 계약 만료 후 팀을 떠난 것으로 보이나 현재 근황이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