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봉쇄 푸나…수입물자 반입 수순 밟는 北

최고인민회의 상임위 14기13차 전원회의
‘수입물자소독법’ 채택, 무역 전제 입법 조처
‘동해안지구 국토건설총계획’도 승인
금강산 관광지구 독자 개발 계획 담긴 듯
  • 등록 2021-03-05 오전 6:10:00

    수정 2021-03-05 오전 6:10:00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코로나19로 인해 1년 넘게 국경을 철통 봉쇄해온 북한이 ‘수입물자소독법’을 채택해 주목된다.

수입물자소독법은 대외무역을 전제한 것인 만큼, 이를 두고 북한이 먼저 코로나19 백신 지원의 반입을 허용하고, 장기적으론 국경 봉쇄를 완화해 무역 재개를 준비하려는 조처라는 관측이 나온다.

4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북한은 전날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제14기 13차 전원회의를 열어 ‘수입물자 소독법’을 참석 위원 전원 찬성으로 채택했다.

지난해 9월 5일 북한 양강도 혜산시의 장마당에 마스크를 쓴 이들이 분주하게 오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신문은 이 법에 대해 “국경 통과지점에서 수입물자 소독과 관련한 제도·질서”, “수입물자의 소독 절차·방법, 소독질서를 어긴 행위에 따르는 해당한 처벌내용” 등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소독 방법과 처벌 수위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국경 봉쇄 해제 수순을 대비해 검역 관련 제도와 시설을 보강하는 등 방역조치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수입물자소독법은 코로나19 유행이 세계적으로 소강국면인 상황에서 향후 국경 개방을 염두에 둔 조처”라고 분석했다.

국정원도 지난달 국회 정보위에서 북한이 수입물자를 통한 코로나 유입 차단을 위해 신의주, 남포 등 주요 세관에 대규모 소독장을 설치 중이라고 보고한 바 있다.

북한은 지난해 1월 말부터 코로나19 방역상황을 고려해 국경을 철저하게 봉쇄해왔다. 이 때문에 지난해 북중 간 교역액은 5억3905만9000달러(약 6075억원) 수준으로 전년 대비 80% 넘게 급감했고, 그 결과 북한의 경제난도 더 가중됐을 것이란 지적이 나왔다.

우리 정부도 북한의 이번 법 채택이 국경 봉쇄 완화 조치로 이어질지를 예의주시 중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지난해 여러 코로나19 방역조치를 취하면서 나름대로 법제를 정비하는 흐름을 보여왔다”며 “(북중 국경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당국자는 북한의 코로나19 백신 반입 계획의 연관성 여부에 대해선 “코백스에서 북한을 비롯한 여러 개발도상국들에 백신 보급 일정과 계획을 밝힌 것으로 알지만 백신이 이 기간 중 언제, 얼마나 북에 전달되는지에 대해선 아직까지 구체적 내용이 없다”며 “국경 대비와 연관되는지 판단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국제 백신공급 협의체인 코백스 퍼실리티는 북한에 올 5월까지 영국 아스트라제네카(AZ)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170만4000회분을 공급할 계획인데, 충분한 안전성 검증 뒤에 백신을 받을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이번 국경방역 조치가 당장 백신 공급과 직결돼 있다고 볼 수만은 없다는 해석도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동해안지구 국토건설총계획이 승인됐다. 북측이 자세한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북한 관광지가 몰려 있는 동해안 지역에 대한 종합적 개발 계획인 만큼 금강산 독자개발 계획이 포함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1월 제8차 당대회서 5개년계획으로 금강산지구를 ‘우리식’으로 건설할 것을 당부했다. 2019년에는 금강산 관광지구를 시찰하면서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을 싹 들어내도록 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또 지난해 12월 8차 당대회를 앞두고 북한 경제를 총괄하는 김덕훈 내각 총리가 금강산관광지구의 개발사업 현장을 시찰한 만큼 금강산 지역에 대한 북한의 독자 개발이 곧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통일부 당국자는 “동해안지구에 대한 총계획이란 표현은 처음 나온 걸로 안다”면서 “이 법안에 금강산 관광지구 내용이 어떻게 반영됐는지는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북한의 추가 보도를 지켜봐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지난해 9월 5일 북한 양강도 혜산시의 장마당에 마스크를 쓴 이들이 분주하게 오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해 9월 5일 북한 양강도 혜산시의 장마당에 마스크를 쓴 이들이 분주하게 오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해 9월 5일 북한 양강도 혜산시의 장마당에 마스크를 쓴 이들이 분주하게 오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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