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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는 “AAM 기체 제조업체가 기체를 개발해 상용화를 위한 인증을 받기까지 최소 10억달러(약 1조3100억원)가 들 것으로 추산되는데, 현재 전 세계에서 10억달러 이상을 투자받은 회사가 5개도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결국 미국 조비 에비에이션(Joby Aviation·조비) 등 큰 규모의 자금을 확보해 상용화에 속도를 낼 수 있는 기업이나, 현대자동차그룹과 같이 자체적인 투자자 가능한 회사들이 시장에서 살아남는 데 유리하다는 것이다.
현재 글로벌 기업들은 내년부터 AAM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 교수는 실제로 일반 승객들이 근처 수직 이착륙장(버티포트)으로 이동해 에어택시를 타고 공항 등 목적지로 이동하는 서비스가 상용화하기까지는 최소한 10년은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조비나 현대차에서 개발 중인 기체가 상용화 인증을 받으면 서비스가 가능한 단계가 되지만, 버티포트를 구축하고 통신·관제 인프라나 관련 법규가 따라오는 데도 시간이 소요된다”며 “2030년대 중반 정도는 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문제는 안전성 확보”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궁극적으로는 수익성을 위해 기체 무인화가 필요한데, 조종사가 없이 운항할 때 승객의 안전 문제나 조류 충돌(버드 스트라이크) 등 물리적 데미지를 입었을 때의 문제 등 이슈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비용 문제도 만만치 않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기술로드맵’에 따르면 UAM 운임은 초기에는 1인 기준 1㎞당 3000원으로 택시 운임보다 약 3.4배 비쌀 것으로 추산됐다. 이 교수는 “서비스를 사용했을 때 절약되는 시간의 양이 많거나, 경쟁하는 다른 교통수단이 없을수록 수요가 늘어나면서 가격이 낮아질 수 있다”며 “그런데 서울 등 도심의 경우 지하철·버스 등 다른 수단이 많아 상용화하기에 어려움이 많다”고 내다봤다.
이 교수는 “출퇴근 등 기존의 교통 수요에서는 당장 비용이 내려가지 않는 이상 큰 수요가 생기지는 않을 것”이라며 “제주도 등 대중교통이 많이 발달하지 않은 곳에서의 관광 수요, 교통 인프라가 부족한 도서 산간 지역에서의 공공서비스 수요 등을 먼저 공략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