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빅블러시대]모바일 미숙한 5060 핀테크 소외…세대간 금융격차 키워

  • 등록 2015-12-08 오전 6:00:00

    수정 2015-12-08 오전 9:04:26

작년 모바일뱅킹 고객 6008만명

20~40대 이용자 80% 이상 차지

[이데일리 김동욱 기자] 김 모(60) 씨는 석 달 전 구청에서 열린 스마트폰 강좌를 한 달 동안 챙겨 들었다. 덕분에 모바일 메신저로 자식들과 안부 정도는 주고받을 만큼 스마트폰을 다룰 수 있게 됐지만 모바일뱅킹은 여전히 엄두를 못 낸다. “컴퓨터에 저장해 둔 공인인증서를 스마트폰으로 보내야 모바일뱅킹을 쓸 수 있다고 하는데 무슨 말인지 도통 알 수가 있어야지. 그냥 안 쓰는 게 마음 편해….”

시장에서 장사를 하는 이 모(62) 씨 역시 적금 통장에 돈을 넣기 위해 매달 은행을 찾는다. 수도세와 같은 공과금을 낼 땐 은행 ATM(현금자동입출금기) 앞에 서서 20분씩 일을 본다. 그때마다 은행원이 “스마트폰으로 예·적금에 가입하면 우대금리도 얹어주고 공과금 내러 오시지 않아도 된다”며 설명을 해도 이 씨는 “컴맹인 내가 무슨 스마트폰뱅킹이냐”며 멋쩍어한다. 다소 번거롭긴해도 익숙한 방식이 마음 편하기 때문이다.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으로 클릭 한 번이면 돈을 보낼 수 있는 핀테크 시대가 성큼 다가왔지만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이 익숙지 않은 ‘5060세대’가 느끼는 소외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른바 스마트 금융의 격차인 ‘뱅킹 디바이드(Banmkin Divide) 현상’이다. 모든 금융환경이 모바일 중심으로 돌아가다 보니 종이통장과 ATM이 익숙한 이들 세대로선 바뀐 환경에 적응하는 게 쉽지 않다. 내년 하반기쯤 선보이는 인터넷은행이 이들에겐 먼 나라 얘기로 들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스마트폰으로 은행 업무를 보는 건 이미 일상이 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5년 9월 말 현재 스마트폰으로 모바일뱅킹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은 6008만명(동일인이 여러 은행에 가입한 경우 중복 합산)으로 지난해 말(5752만명)보다 4.4% 늘었다. 2013년 말만 해도 모바일뱅킹 고객 수는 3700만명 수준이었는데 2년 만에 62% 급증한 것이다.

그러나 ‘뱅크(bank) 없는 뱅킹(banking) 시대’가 빠르게 다가오면서 세대 간 금융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한국은행이 내놓은 자료를 보면 모바일뱅킹 등록 고객 가운데 50대와 60대 이상 고객이 차지하는 비중은 16.3%에 그쳤다.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특임교수는 “앞으로 인터넷은행이 출범하면 비대면 거래 서비스를 놓고 금융사 간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며 “핀테크에 익숙하지 않은 장년층을 위한 서비스 개발에도 금융권이 더 신경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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