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더러, 숙적 나달 꺾고 7년 만에 호주오픈 우승...18번째 메이저 정상

  • 등록 2017-01-29 오후 9:15:55

    수정 2017-01-29 오후 9:22:26

로저 페더러가 7년 만에 호주오픈 우승을 확정지은 뒤 두 팔을 번쩍 들어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우리나이로 37살의 로저 페더러(세계 17위·스위스)가 ‘영원한 라이벌’ 라파엘 나달(9위·스페인)을 꺾고 7년 만에 호주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5000만 호주달러·약 440억원) 정상에 올랐다.

‘테니스 황제’ 페더러는 29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대회 남자단식 결승전에서 나달을 세트스코어 3-2(6-4 3-6 6-1 3-6 6-3)로 누르고 감격의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페더러는 2010년 이후 7년 만에 호주오픈 우승을 차지했다. 메이저대회에서 우승을 거머쥔 것은 2012년 윔블던 대회 이후 약 5년 만이다. 우승 상금은 370만 호주달러(약 32억5000만원)다.

이번 우승으로 페더러의 통산 메이저대회 우승 횟수는 18번으로 늘어났다. 이 가운데 호주오픈 우승은 2004년, 2006년, 2007년, 2010년에 이어 이번이 5번째다.

반면 2009년 이후 8년 만에 호주오픈 우승을 노렸던 나달은 페더러의 벽에 막혀 뜻을 이루지 못했다. 역대 상대전적에선 23승12패로 나달이 앞서 있지만 최근 맞대결에선 두 번 연속 페더러가 이겼다.

페더러는 1세트를 먼저 따내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게임포인트 3-3 동점에서 과감한 네트 플레이를 펼쳐 나달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 하는데 성공했다. 승기를 잡은 페더러는 이후 자기 서브게임을 착실히 지켜 첫 세트를 6-4로 가져왔다.

나달은 2세트에서 반격을 시작했다. 나달은 2세트 초반 페더러의 서브 게임을 2번 연속 가져오면서 순식간에 4-0으로 달아났다. 일방적인 경기 흐름 속에 나달은 2세트를 6-3으로 이기고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나달의 흐름으로 넘어가는 듯 했던 경기는 3세트 다시 페더러 쪽으로 기울었다. 페더러는 3세트 자신의 첫 서브게임을 지킨 뒤 나달의 서브게임을 브레이크 해 기선을 제압했다. 4-1까지 점수차를 벌린 페더러는 다시 나달의 서브게임을 잡으면서 3세트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나달도 그대로 물러서진 않았다. 페더러의 포핸드가 4세트 들어 계속 범실로 이어졌다. 나달은 페더러의 포핸드 쪽을 집중 공략했고 유리하게 경기를 이끌었다. 2-1로 앞선 상황에서 페더러의 서브 게임을 따내 3-1로 달아났다. 결국 4세트를 6-3으로 이기고 승부를 5세트로 끌고 갔다.

페더러는 4세트를 내준 뒤 메디컬 타임을 신청해 잠시 시간을 벌었다. 하지만 나달의 기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나달은 페더러의 첫 번째 서브게임을 브레이크하며 우승에 한 발 가까이 다가서는 듯 했다. 하지만 페더러는 2-3에서 나달의 서브게임을 듀스 끝에 가져와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어 자신의 서브게임을 완벽하게 지켜 4-3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페더러는 완전히 살아났다. 계속 범실이 이어졌던 포핸드 마저 안정을 되찾았다. 반면 나달은 더블폴트를 범하는 등 심리적으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페더러는 나달의 서브게임을 듀스 끝에 다시 가져와 완전히 승기를 잡았다.

5-3으로 앞선 가운데 서브 기회를 잡은 페더러는 0-30으로 뒤진 상황에서 듀스를 만든 뒤 서브에이스로 매치 포인트를 만들었다. 이어 포핸드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챌린지에서 공이 라인을 걸친 것으로 판독되면서 페더러의 극적인 우승이 확정됐다.

평소 감정 표현을 잘 하지 않는 페더러지만 우승이 확정되자 두 팔을 번쩍 들고 펄쩍 뛰면서 기쁨을 만끽했다. 눈시울이 붉어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페더러는 범실을 55개(나달 28개)나 기록하며 고전했지만 서브에이스를 17개(나달 4개)나 잡을 정도로 강서브가 돋보였다. 네트플레이로 27점이나 올릴 정도로 과감한 공격 전술이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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