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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영은 15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골프장 오션코스(파72)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총상금 200만 달러)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역전과 재역전 끝에 짜릿한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버디 6개에 보기 2개를 적어내며 4언더파 68타를 쳐 합계 19언더파 269타로 정상에 올랐다. 우승상금은 30만 달러(약 3억3825만원)다.
3만 갤러리를 열광케 만든 명승부였다. 2타 차 선두 고진영과 국내 무대를 평정한 뒤 나란히 LPGA로 진출한 박성현(24)과 전인지(23)가 챔피언조로 나섰다. 그야말로 환상의 조였다.
초반 경기는 박성현이 주도했다. 2번홀(파4)에서 첫 번째 버디를 잡아낸 뒤 4번(파4)과 5번홀(파5)에서 연속 버디를 성공시키며 역전에 성공했다. 고진영은 2번과 3번홀(파3)에서 보기를 적어내며 불안했다. 전인지는 1번홀(파4)에서 3퍼트를 하며 1타를 잃었다.
후반 들어 고진영의 샷은 더욱 날카로워졌다. 11번홀(파4)에서 1m도 되지 않는 짧은 거리의 버디 퍼트를 놓치는 바람에 다시 공동선두를 허용하기도 했지만, 12번홀(파3)에서 고감도 아이언 샷으로 가볍게 버디를 추가해 다시 달아났다. 티샷을 핀 왼쪽 2.5m 지점에 떨어뜨린 뒤 버디 퍼트를 홀에 집어넣으면서 다시 1타 차 선두로 달아났다.
박성현은 선두를 내준 이후 특유의 공격골프가 살아나지 않았다. 특히 파5 공략이 아쉬웠다. 1~3라운드 내내 버디를 잡아냈던 7번홀에서 2온에 성공했지만, 3퍼트를 해 버디를 놓쳤다. 후반 들어서는 아이언 샷까지 흔들리면서 버디 사냥이 쉽지 않았다. 후반 첫 번째 맞이한 파5 홀(파13번)에서도 공략이 아쉬웠다. 페어웨이 우드로 친 두 번째 샷이 러프로 떨어졌고, 세 번째 친 공은 홀을 지나쳤다. 2개의 파5 홀에서 타수를 줄이지 못하면서 경기를 쉽게 풀어가지 못했다. 분위기 반전에 실패한 박성현은 14번홀(파4)에서 통한의 보기를 하며 선두 경쟁에서 더 멀어졌다.
고진영의 침착함이 돋보였다. 박성현과 전인지라는 거물들의 거센 추격에서도 좀처럼 흔들리지 않았다. 마지막 홀까지 선두를 지켜낸 고진영은 짜릿한 우승을 차지한 뒤 두 팔을 번쩍 들어올렸다.통산 9번째 LPGA 투어 도전 끝에 이뤄낸 첫 우승다. 또 2002년 처음 시작된 이 대회(당시 CJ나이인브릿지클래식)에서 국내파가 우승을 차지한 건 역대 5번째다. 2003년 안시현, 2005년 이지영, 2006년 홍진주, 2014년 백규정 이후 3년 만이다.
박성현은 17언더파 271타를 쳐 2위, 전인지는 3위(16언더파 272타)로 대회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