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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이거스(미국)=이데일리 김종호 기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지난 8일(현지시간)부터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19’에서는 업체 간 활발한 협력이 새로운 키워드로 떠올랐다. 저마다 강점을 바탕으로 타 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채워 소비자에게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005930)는 CES 2019 개막 이틀 전인 지난 6일 ‘삼성 퍼스트 룩 2019(Samsung First Look 2019)’ 행사에서 전자업계 최대 라이벌인 애플과의 깜짝 협력 소식을 발표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발표에 현장에 있던 국내외 취재진 1500여명이 모두 술렁였다.
두 회사의 이번 협력은 단순하다. 삼성전자가 만든 스마트 TV에 애플의 영상 콘텐츠 플랫폼인 ‘아이튠스(iTunes) 무비·TV쇼’와 무선 스트리밍 서비스 ‘에어플레이2’를 동시 탑재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소비자는 삼성전자 TV로 아이튠즈 스토어가 보유하고 있는 수만편의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 에어플레이2와 연동해 iOS 기기에 저장돼 있는 동영상과 음악, 사진 등 활용도 가능하다.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장(사장)은 “소비자에게 편리함을 줄 수 있다면 누구와도 협력하겠다. 그런 점에서 애플과의 협력은 당연한 일”이라며 “이번 협력은 애플과 ‘윈-윈(Win-Win)’하는 협력이 될 것이다. 지금은 콘텐츠에 대한 협력이지만, 앞으로는 다른 분야에서도 협력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현석 삼성전자 소비자가전 부문장(사장) 역시 “모든 분야에 강한 회사는 없는 만큼, 서로의 약점을 보완해줄 파트너들과 협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깜짝 발표에 이어 다음날인 7일에는 LG전자(066570)가 애플과의 협력을 발표했다. LG전자 역시 자사 인공지능(AI) 플랫폼인 ‘LG 씽큐(LG ThinQ)’를 토대로 애플의 에어플레이2와 스마트홈 플랫폼 ‘홈킷(HomeKit)’을 연동하기로 했다. 여기에 중국 TV 제조사들도 CES 행사기간 아마존, 구글과의 협력을 통해 AI 비서를 TV에 넣는다는 협력 방안을 줄줄이 발표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5세대 이동통신(5G), 자율주행 등 최근 주목받는 신사업의 경우 업체 간 협업이 필수적인 상황”이라며 “기존보다 더 개방된 자세로 사업을 진행하는 업체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