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나이롱 환자' 줄어…손보사 손해율 '뚝'

지난달 자동차보험 손해율 20% 낮아져
전염 우려에 교통사고 경증 입원율↓
"메르스 때도 반사이익..보험금 누수 줄 것"
  • 등록 2020-02-26 오전 6:00:00

    수정 2020-02-26 오전 7:14:58

[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이달 들어 교통사고 경증 환자의 입원률이 평소보다 20~30% 감소했습니다. 그동안 장기 입원했던 환자들이 서둘러 퇴원하는 것 같습니다.”

한 손해보험사 보상팀에 소속된 A씨는 씁쓸하게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최근 코로나19 공포가 확산되면서 이른바 ‘나이롱 환자’가 사라지고 있다. 경미한 교통사고에도 보험금을 타 내기 위해 장기간 입원하는 ‘나이롱 환자’가 자발적으로 퇴원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다 2차 감염 우려 등으로 병원 방문 자체를 꺼리면서 진료비 청구도 감소하는 분위기다. 손해보험회사들의 보험금 누수가 줄어들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자동차보험 손해율 평균 111→91.7%

25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삼성화재(96%), 현대해상(90.5%), DB손해보험(89%), KB손해보험(90%) 등 9개 손해보험사의 1월 자동차보험 손해율(고객으로 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 비율)은 평균 91.7%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이들 보험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 평균이 111.6%를 기록한 것을 고려할 때 20%포인트 이상 낮아졌다.

지난해 12월 손해율이 130%를 웃돌던 한화손해보험과 MG손해보험 역시 지난달에는 각각 91.5%, 92%로 안정화됐다. 한화손보의 경우 지난해 7월 이후, MG손보는 2018년 이후 가장 낮은 손해율이다.

(그래픽=김정훈 기자)
통상 1월 손해율이 연말보다 낮아지는 것을 고려하더라도 하락 폭이 예년보다 크다는 게 보험업계의 평가다. 특히 이달 들어 경미한(범퍼 대 범퍼 사고 등) 교통사고 후 입원하는 환자 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어 2월 손해율은 더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업계는 그 배경으로 코로나19 국내 감염 확산세를 꼽는다.

실제 지난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 자동차 운행량과 병원 방문객이 줄어들면서 전체 손해율 감소로 이어진 경험이 있다. 메르스는 2015년 5월 국내 첫 환자가 나오면서 시작돼 6월부터 3개월간 확산됐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업계에선 교통사고 입원자 중 나이롱 환자 비중을 30% 이상으로 보고 있다”며 “코로나19 국내 감염 확산이 본격화되면서 나이롱 환자도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나이롱 환자로 인한 보험금 누수만 막아도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31번 확진자가 교통사고로 한방병원에 입원 중 잦은 외출을 하며 자유롭게 일상생활을 영위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회적으로 한병병원에 대한 비판과 단속이 강화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도 손보사엔 긍정적인 변화다.

“실손의료보험 손해율도 하락할 것”

한방병원은 양방 진료에 비해 보험금 청구가 까다롭지 않은 데다 비(非)수술 치료 및 체질 개선 진료 위주이기 때문에 나이롱 환자 사이에서 선호가 높았다. 한방병원이 브로커, 환자들과 짜고 허위 입원·진료 등을 하다 보험사기로 적발된 사례도 적지 않다.

손보사들은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평균 130%를 웃돌고 있는 실손의료보험 손해율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부 확진자들이 다녀간 병원들이 공개되고 전국 각지 병원에서 의심환자들을 진단하면서 병원 가기를 꺼리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정길원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과거 메르스 사태 당시 병원 이용률이 떨어지면서 손해보험사들이 일시적으로 반사 이익을 누린 경험이 있다”며 “최근 코로나 사태의 여파로 손해율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장기 위험손해율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근본적인 업황 개선은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코로나19가 손보사에 단기 호재로는 작동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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