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獨 헤리티지 DLS 시행사, 신용등급도 없었다

英 FCA "GPG, 허가없이 금융상품 파는 업체"
싱가포르 통화청, 투자경계목록에 GPG 이름 올리기도
"판매사가 시행사 신용상태 의도적으로 감춘 것"
  • 등록 2020-08-12 오전 2:00:00

    수정 2020-08-12 오전 2:00:00

[이데일리 이광수 기자] 국내에서만 5000여억원이 판매, 대규모 손실 가능성이 제기되는 독일 헤리티지 파생결합증권(DLS)의 독일 현지 시행사가 애초에 신용등급을 받은 적이 없는 업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개인 투자자들을 위해 제작된 판매설명서에서 신용등급 상위 등급에 속해있다고 설명한 것과는 상반되는 내용이다. 해당 시행사는 현재 독일 지방법원에 파산신청을 한 상태다.

1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헤리티지 DLS의 독일 현지 시행사 저먼 프로퍼티 그룹(German Property Group)은 영국과 싱가포르 금융당국, 독일의 신용평가사로부터 모두 부정적인 의견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발행사나 판매사 입장에서 충분히 시행사의 위험성을 사전에 인지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데일리가 입수한 독일 신용평가사 ‘던 앤 브래드스트리트(dun&bradstreet)’의 2017년 4월 10일자 보고서를 보면 돌핀트러스트(현 저먼 프로퍼티 그룹)는 종합 신용등급으로 ‘No credit rating(신용등급 없음)’을 받았다. 신용등급 자체를 제시하지 않은 것이다.

해당 리포트에서 판단한 돌핀트러스트의 재무적 상황은 최대 거래한도가 2만1000유로(약 3000만원)에 그치고, 신용 추천 한도가 14만유로(약 2억원)으로 평가됐다. 국내에서만 5000여억원의 투자를 받은 시행사라고 보기에는 영세하다.

국내 상품 설명서에서는 똑같은 신용평가사가 ‘1A2’의 신용등급을 부여했다고 돼 있지만 여기서 ‘1A’는 회사의 순자산 규모에 따른 재무력에 대한 평가였고 ‘2’는 해당 신평사가 집계하는 위험지표다. 회사에 대한 평가가 될 수 있지만 신용등급이라고 볼 수는 없다.

이뿐만이 아니다. 영국 금융행위감독기관(Financial Conduct Authority)은 지난 2014년 8월 12일에 ‘돌핀 캐피탈(현 저먼 프로퍼티 그룹) Investors UK Limited’에 대해 ‘허가 없이(unauthorised firm) 금융상품을 파는 업체’로 공시했다. 이듬해 5월 싱가포르 통화청(Monetary Authority of Singapore)은 투자경계목록(Invester Alert List)에 이 시행사 아시아 법인이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현재 GPG의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던 앤 브래드스트리트의 올해 4월 22일 보고서에서 GPG가 받아들인 신용등급은 역시 ‘신용등급 없음(NO CREDIT)’이다. 회사 규모는 더 축소되서 ‘DD4’등급을 받았는데 여기서 DD는 자본이 10만유로 이하라는 뜻이고 ‘4’는 사업적인 위험도가 가장 크다는 뜻이다.

회사 임원진들도 모두 떠났다. 해당 리포트에 따르면 GPG의 매니징 디렉터로 22살 카림 티칼(Karim Tekkal)씨만 임원으로 등재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발행사나 판매사가 이를 알고있었다고 하면 시행사의 신용상태를 감춘 것”이라며 “이를 파악하지 못했다고 하면 영세회사에 수천억원을 투자하고도 사후관리를 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헤리티지 DLS는 국내에서 2017년 5월~2018년 12월까지 신한금융투자와 하나은행, 우리은행, NH투자증권 등 국내 증권사와 은행 일곱 곳에서 5000억원어치가 팔려나갔다. 이중 최대 판매사인 신한금투는 헤리티지 DLS투자자에게 원금 50%를 가지급하기로 결정했다. GPG는 지난달 독일 현지지방법원에 파산신청을 한 상태다. 국내 투자자들은 판매사를 대상으로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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