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23년 연간 92억달러(약 13조 3500억원) 규모로 도약했던 비계열사 수주 목표를 크게 낮춰 잡은 것이다. 2030년까지 40% 비중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중장기 목표와도 다소 상충하는 모양새다.
올해 비계열사 목표를 보수적으로 설정한 데 대해 현대모비스는 “사이클상 올해 대규모 프로젝트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작년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수요 정체가 발생한 데 더해, 연말부터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완성차 업황 전반이 둔화함에 따라 목표를 낮춰 잡았다는 설명이다.
올해도 글로벌 완성차 제조사의 ‘허리띠 졸라매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현대모비스는 매출을 늘리는 것보다 내실 있는 성장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구축하는 데 집중하는 전략을 채택할 전망이다. 2030년까지 40%까지 끌어올리려던 비계열사 수주 목표를 일부 조정해 무리한 확장보다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보다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방향으로 튼 이유다.
대신 글로벌 완성차 기업에 핵심 부품 제조 수주를 늘리며 ‘알짜’ 수주에 집중할 예정이다. 전체 수주 목표치인 74억달러 중 50억달러를 전장 등 고부가가치 핵심 부품에서 달성하고, 20억달러는 전동화 부문에서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바탕으로 현대모비스는 핵심 부품 제조 사업부의 연간 흑자를 달성한다는 구상이다. 지난 2023년 760억원 규모이던 모듈 및 핵심부품 사업부 적자는 지난해 425억원 수준으로 축소됐다. 수익성 개선 작업에 몰두해 작년 4분기 분기 기준 흑자를 달성한 만큼, 사업을 더욱 효율화하고 비계열사 향 수주를 늘려 이익을 내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계획에 대해 업계 안팎에서는 긍정적인 반응이 나온다. 김창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캐즘 장기화에 따른 전동화 사업부 적자가 이어지겠으나 전장 매출이 확대되며 최소 적자 폭이 축소될 것”이라며 “지속 가능한 분기 이익 체력이 8000억원 수준으로 재평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