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주키치. 사진=LG 트윈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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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 LG 외국인 투수 주키치가 아깝게 퍼펙트 게임을 놓쳤다. 그러나 대기록 못지 않은 황금투로 팀에 숨통을 터줬다.
주키치는 5일 잠실 한화전서 8회 2아웃까지 단 한명의 주자도 출루시키지 않는 완벽투를 펼쳤다.
최고 구속은 143km에 불과했지만 칼날같이 타자의 몸쪽을 파고드는 날 선 제구력으로 한화 타자들을 무력화 시켰다. 한화 타자들이 몸쪽 공을 노려보려 해도 컷 패스트볼로 꺾이거나 각 큰 커브로 타이밍을 뺏는 통에 대응이 여의치 않았다.
대기록은 이양기에 막혀 깨졌다. 8회 2사 후 타석에 들어선 이양기는 볼 카운트 1-0에서 주키치의 낮은 컷 패스트볼을 받아쳐 좌전 안타를 만들어냈다. 주키치 역시 실망한 듯 다음 타자 이여상에게 볼넷을 내주며 흔들렸다. 하지만 나성용을 범타로 돌려세우며 이닝 종료. 자신의 책임을 다했다.
그러나 주키치가 거둔 이날의 1승은 그 이상의 가치가 있었다. 4위 싸움에서 잠시 밀리며 주춤했던 팀 분위기를 바꿔준 소중한 호투였다. LG가 여전히 강력한 4위 후보임을 알리는 듬직한 호투였다.
LG는 3일 문학 SK전서 끝내기 패를 당한 뒤 4일 경기서도 완패했다. 롯데의 상승세와 맞물리며 4위 자리에서 내려서야 했다.
2002년 이후 포스트시즌을 경험해 보지 못한 LG 선수단이 느끼는 두려움의 크기는 숫자 이상의 중압감으로 다가왔다.
주키치의 호투는 동료들에게 다시 자신감을 심어줄 수 있는 메시지가 담긴 투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