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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씨앗 등 종자사업에 주력하는 류경오(60) 아시아종묘 대표는 28일 “인도와 터키, 베트남 등에 이어 종자시장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중앙아시아와 중남미 등지에 법인과 연구소 등 거점을 순차적으로 설립할 예정”이라며 “해외시장 진출을 본격화하면서 지난해 매출액 중 38%였던 수출비중도 올해 45%에 이어 점진적으로 늘려갈 것”이라고 밝혔다.
◇류경오 대표, 국내 종자 분야 ‘문익점’
건국대에서 원예학 석사를 마친 류 대표는 1986년 당시 국내 종자업계 2위였던 서울종묘에 입사했다. 이 회사에서 종자 수출을 위해 동남아시아 지역을 포함한 전 세계 각지를 누비던 그는 ‘종자 국산화’라는 일념으로 1992년 아시아종묘를 창업했다.
류 대표의 창업은 초기부터 순탄치 않았다. 채소에 보라색과 빨간색 등 다양한 색상을 가미하기 위해 해외에서 시험재배용으로 종자샘플을 들여오는 과정에서 당시 엄격하게 적용됐던 ‘종자산업법’에 걸린 것. 때문에 업계에서는 류 대표를 고려 말기 중국 원나라에서 목화씨를 처음 들여왔던 문익점에 비유하곤 한다.
아시아종묘 사세도 나날이 확장됐다. 개인회사로 출발한 아시아종묘는 2004년 법인으로 전환됐고 이후 10년 만인 2014년 7월에는 코넥스시장에도 진입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215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처음 200억원대 매출액을 올리기도 했다. 경기 하남 임대 비닐하우스에서 시작된 사업장은 현재 서울 가락동 본사를 비롯해 경기 이천 및 전북 김제 생명공학육종연구소, 전남 영암에 품질관리센터, 해남에 남부채종연구소 등으로 확장됐다.
류 대표는 종자 수출에도 적극 나서면서 2014년 ‘무역의 날’에는 500만불 수출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아시아종묘는 분야별 육종전문가와 육종학 박사가 한 팀을 이루는 방식으로 현재까지 10만종 이상 채소종자 유전자를 확보했다.
◇아시아종묘, 궁극적 목표는 ‘한국의 몬산토’
“우선 회사 규모를 키우고 수출에도 적극 나서 우리나라를 종자 분야에서 글로벌 강국으로 만들고 싶다. 궁극적으로는 안전한 먹거리를 보급하며 전 세계인의 건강 증진에 기여했으면 한다.”
아시아종묘는 농우바이오, 팜한농 등과 함께 국내 종자분야 ‘빅3’에 포함된다. 하지만 전 세계 종자시장에서 한국산이 차지하는 비율은 1% 수준에 불과하다. 글로벌 종자시장은 여전히 미국 몬산토와 듀폰, 스위스 신젠타, 프랑스 리마그랑, 일본 사카다 등 업체들이 과점하고 있다.
그는 “정부가 뒤 늦게 종자 국산화 중요성을 인지하고 2021년까지 총 4800억원을 투입하는 ‘골든씨드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라며 “정부에서 2021년에 수출에서만 2억 달러를 벌어들인다는 계획이며, 아시아종묘는 이 가운데 25% 정도를 책임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류 대표는 글로벌 종자시장 진출에 2세 경영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류 대표의 장남인 류재환 차장은 중국 등 중화권 영업, 둘째인 류재영 과장은 미국 등 영어권 영업을 각각 맡아 진행하고 있다. 류 대표는 두 아들의 든든한 지원 아래 국내 영업과 함께 회사 내부 통제에 주력한다.
그는 사단법인 ‘도시농사꾼’을 만들어 도시에 농업을 보급하는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류 대표는 “농업은 최근 ‘6차산업’으로도 불리며 미래형 산업으로 각광 받고 있다”며 “도심에서도 옥상과 베란다 등 유휴 공간을 활용한 농사가 가능하도록, 씨앗과 비료 등 농업과 관련한 토털솔루션을 공급하는 도시농업백화점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