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갤러리] 신은 옷걸이 만들고 작가는 팬츠 걸었다…김윤아 '갓 스트레스 유'

2020년 작
'헌옷'에서 진화한 설치작품
형벌 같은 옷걸이 등장시켜
'효용 중단 용도 폐기' 현실
유령에 빗대 자본주의 성찰
  • 등록 2020-08-11 오전 4:05:00

    수정 2020-08-11 오후 1:17:31

김윤아 ‘갓 스트레스 유’(사진=스페이스나인)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굳이 타이틀을 붙이자면 ‘헌옷작가’라 할 거다. 누군가에게서 버림받은 옷가지를 데려다가 이제껏 그들의 생애와는 완전히 다른 형태와 역할을 부여한다. 검은 옷걸이에 매달린 화려한 저 팬츠 ‘갓 스트레스 유’(God Stress You·2020)도 그렇게 탄생했다. 여러 벌의 헌바지를 탈색하고 염색하고 자르고 붙여 ‘작품’으로 걸었다. 이 비범한 존재는 이름도 가졌나 보다. ‘프랑켄슈타인의 여름’(Frankenstein’s Summer)이라고 옷걸이에 새겨뒀다.

작가 김윤아 얘기다. 의류수거함에서 삐져나온 셔츠의 소맷부리를 ‘발단’ 삼아, 차라리 산이라 부를 헌옷스토리를 쌓았더랬다. 자본주의사회에서 늘 벌어지는 ‘효용 중단, 용도 폐기’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시각화한 거다.

그런데 그 과정이 진화한 모양이다. 직접 제작했다는, 형벌 같은 옷걸이를 등장시켰으니. 옷걸이가 옷을 물고 있는 거야 당연한 일인데, ‘유령’의 출현이라고 한다. “보이지 않는 것이 보이게 될 때 세상은 그것을 유령이라고 부르지 않느냐”며.

결국 옷걸이에 걸린 게 옷만은 아니란 얘기지 싶다. 우리가 똑바로 봐야 할 게 뭔지를, 제대로 ‘걸어뒀다’.

15일까지 서울 영등포구 경인로 스페이스나인서 여는 개인전 ‘갓 스트레스 유’에서 볼 수 있다. 탈색·염색한 헌옷, 제작한 나무옷걸이. 가변설치. 작가 소장. 스페이스나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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