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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0만원 싸게 내놔도 안 팔리는데”…상가 매매도 꺾였다

풍선효과도 옛말…8월 들어 상가 매매 줄어
경기침체 지속·임대 수익 악화
상가임대차보호법 통과에 상가 매매 더 얼어
  • 등록 2020-09-25 오전 5:00:00

    수정 2020-09-25 오전 10:38:48

[이데일리 황현규 기자] 서울 서대문구 지하철 이대역 인근 A건물의 지하 상가는 준공 후 두 달 째 비어 있다. 전용면적 60㎡에 매매가는 4억원이다. 새 건물에 입지도 좋은 편이지만 매매 문의조차 거의 없다는 게 인근 공인 중개사 사무소의 설명이다. 아직 임차인이 없는데다가 경기침체가 지속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매수 심리를 꺾은 것으로 보인다. 공인중개사 사무소 관계자는 “아무래도 새 임차인을 구할 수 없다는 생각이 있기 때문에 이 상가를 선뜻 사려고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주택 규제에 대한 풍선효과로 주목받던 상가 매매 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8월 코로나19가 재확산 되면서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분양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내놓은 상가들도 새 주인을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심지어 상가건물임대차 보호법으로 상가 매매 시장은 더 얼어붙을 것으로 보인다.

꺾인 상가 매수세…“분양가보다 싸게 내놔도 안 팔려”

2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상업·업무용 건물의 거래량은 8월 들어 뚝 떨어졌다. 1386건으로 전월(1680건)과 비교해 17.5% 급감했다. 24일 기준 9월 계약 신고된 서울 상업 건물 거래건수도 445건에 불과하다.

상가는 주택 규제에 대한 풍선효과로 올해 들어 주목을 받았다. 3월 이후 상가거래는 꾸준히 늘다가 7월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월별로 보면 △3월 1003건 △4월 999건 △5월 1125건 △6월 1666건 △7월 1680건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그러나 코로나19와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 등의 영향으로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8월 상가거래량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상반기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나온 상가 급매물이 소진된 것도 작용했다.

조원택 상가정보연구소 연구원은 “잠잠해지던 코로나19가 8월 들어 수도권을 중심으로 급증하면서 경기 침체 장기화 조짐이 보이고 있다”며 “임차인을 구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과 임대 수익률이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 등으로 8월 거래량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번화가에서도 분양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시장에 나온 상가 매물들도 새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서울 종로구 르메르에르 종로타운 지하 1층 전용 31㎡짜리의 호가는 현재 2억 7000만원이다. 비록 지하 1층에서도 외진 곳에 위치했지만, 분양가 3억 5000만원에 비하면 8000만원 저렴하다. 인근 중개사 사무소 관계자는 “급하게 서두를 것 없다는 매수 분위기”라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왼쪽) 및 중구 명동의 상가 모습 (사진=이데일리 DB)
◇“9개월까지 연체 가능?”…상가임대수익률 곤두박질


심지어 상가건물임대차 보호법이 개정되면서 상가 매매 시장은 더 경직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국회는 본회의를 열고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법 개정으로 임대료 증감청구가 가능한 요건이 ‘경제사정의 변동’에서 ‘감염병예방법에 따른 1급 감염병 등에 의한 경제사정의 변동’으로 수정되면서, 임차인은 상가 주인에게 코로나 등을 이유로 임대료 인하를 요구할 수 있게 된다. 또 상가 주인은 6개월간 한시적으로 임대료 연체를 이유로 임차인에게 퇴거 및 계약해지 조치를 할 수 없게 된다.

결과적으로 상가 주인 입장에서는 임대수익률이 떨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 코로나19 이후 상가 투자 수익률은 곤두박질 친 상황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중대형 상가 투자 수익률은 2019년 1분기 1.73%에서 지속적으로 상승, 같은 해 4분기 2.19%를 기록했다. 그러다 올해 코로나19가 발발 한 이후 2020년 1분기 1.71%, 2분기 1.40%로 수익률이 하락했다. 올해 들어 달라진 표본조사를 감안 해도 큰 폭으로 수익률이 하락한 셈이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장사가 안 되는 상가를 임차할 시 건물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송승현 도시와 경제 대표는 “임차인이 장기 미납하게 되면 임대 수익률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며 “이 뿐만 아니라 영업 수익이 나오지 않는 임차인에게 장기간 임대할 시 건물 가치가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기 침체와 함께 상가건물임대차 보호법 등의 변수가 생기면서 상가 매매시장이 얼어붙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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