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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창섭 대학연구윤리협의회장 "연구윤리 문제 총괄하는 정부 기구 필요"

부당저자 문제, 높아진 문제 의식·치열한 경쟁 등 연구환경 변화로 본격 공론화
"법제화는 바람직하지 않아…빠른 시대 변화 반영 어려워"
  • 등록 2019-09-20 오전 6:01:00

    수정 2019-09-20 오전 6:01:00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연구윤리 외부 교육을 나가면 대학원생들이나 젊은 교수는 많지만 총장이나 원로 교수들은 거의 없습니다”

대학연구윤리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는 엄창섭(사진) 고려대 의대 교수는 이데일리와 가진 전화인터뷰에서 연구윤리 문제 해결은 결국 책임 연구자급들의 의식 변화가 전제돼야 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법으로 강제할 수 없는 윤리의 영역은 결국 의식의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으로 아직 우리나라는 높은 수준의 연구 윤리를 기대할 만한 연구문화가 성숙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엄 회장은 연구 윤리 문제의 현 상황을 가리켜 “냉장고 속 고기를 꺼냈다”는 표현을 사용했다. 즉 오랫동안 암암리에 이뤄져 왔지만 이슈화 되지 않고 냉장고 속에 보관돼 있던 연구윤리 문제가 이제는 공론화 됐으니 차제에 이 문제를 제대로 요리해 해결책을 마련하자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엄 회장은 논문 부당 저자 문제가 발생하는 이유를 문제 여부에 대한 미인지, 연구환경 변화의 두 가지로 꼽았다. 우선 엄 회장은 부당 저자 문제가 관행처럼 오랫동안 행해져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것이 문제라는 것을 인식하기 시작한 게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다”며 “관례라고 생각하며 넘어가는 일이 많았다”고 했다. 연구계에 박사급 전문인력이 넘쳐 나면서 취업이나 승진 등에서 경쟁이 치열해진 것을 두 번째 이유로 들었다. 즉 과거에 비해 경쟁자가 많아지면서 평가 점수에 반영되는 논문 저자 등재 여부나 등재 순서가 중요해졌다는 설명이다. 엄 회장은 “과거에는 전문가도 많지 않았고 채용도 알음알음의 소개로 하는 경우도 많았기 때문에 저자 등재 등과 관련해 불만이 있더라도 책임연구자가 하는 대로 대체로 따르는 분위기였다”며 “하지만 지금은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저자 등재 등과 관련해 부당한 점이 있으면 강하게 이의제기를 하는 분위기”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특히 엄 회장은 논문 저자 문제와 관련해 연구계에서 가장 불만이 많은 사항은 저자 등재 순서에 관한 것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과거에는 저자 등재 순서에 상관없이 똑같은 점수를 주는 시스템이었다면 지금은 저자 등재 순서에 따라 차등적으로 점수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평가 시스템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엄 회장은 윤리를 ‘살아 있는 생물’에 비유하며 연구 윤리 문제 해결을 위해 법제화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법제화 시 윤리는 없어진다는 것이다.

그는 “연구 윤리 문제를 법으로 만들면 책임을 법에 떠넘기면 되니 겉으로 보기엔 굉장히 쉬워 보이나 한 번 만들어진 법은 고치는 게 너무 힘들어 빠른 시대 상황을 반영하기 어렵다”며 “지금처럼 ‘연구는 윤리에 바탕을 두고 해야 한다’는 큰 틀 정도는 제시할 수 있지만 부당한 공저자 같은 문제 들까지 법제화 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엄 회장은 부처를 총괄하는 연구 윤리 기구를 마련할 필요는 있다고 했다. 엄 회장은 “20개가 넘는 부처에서 연구비를 집행하는데 연구 윤리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를 통합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기구가 없다”며 “대통령 직속이나 총리실 수준에서 연구 윤리 관장 기구를 두든지 아니면 부처 간 상의해서 연구비가 가장 많은 과기정통부 혹은 연구원이 가장 많은 교육부 등에서 컨트롤한다든지 하는 것은 정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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