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회장의 호소 “日 방사능 오염수 방류시 韓 수산업계 끝장"

임준택 수협중앙회장 인터뷰
“2011년 원전 사고 때처럼 수산물 소비 끊길 것”
“코로나19까지 겹쳐, 매일 수십통 어민들 하소연”
“해수부, 고사직전 어민 고려 지원책 마련해달라”
  • 등록 2020-04-01 오전 6:00:00

    수정 2020-04-01 오전 6:00:00

임준택 수협중앙회장은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가 유출됐다는 뉴스가 나오는 순간 수산물 소비가 마비될 것”이라며 정부의 선제적인 조치를 요청했다 .[사진=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악몽이 살아나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원전 오염수가 방류됐다는 뉴스가 나오는 순간 수산물 소비는 마비될 것입니다. 일본이 방사능 오염수를 해상에 방류하지 못하도록 해야 합니다.”

임준택 수협중앙회장은 31일 이데일리 전화 인터뷰에서 “일본이 오염수를 방류하면 수산업계는 큰 일이 난다. 어민들이 큰 피해를 입을까 걱정된다”며 “해양수산부를 비롯한 정부가 일본이 해상 방류를 못하도록 제발 막아달라”고 요청했다.

최근 일본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나오는 방사능 오염수를 30년에 걸쳐 바다에 방류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일본 정부는 오는 6일부터 후쿠시마 현지 주민의 의견을 듣는 간담회를 열기로 했다. 현재 후쿠시마 원전 부지에는 오염수가 약 118만t 저장돼 있다. 오염수는 하루 평균 약 170t씩 증가하고 있어 2022년에는 137만t 규모의 저장탱크가 꽉 차게 된다.

우리 정부는 3월26일 국무조정실 주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대응 관계부처 태스크포스(TF)’에서 관련 회의를 열었다. 정부는 일본 정부에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처분 관련한 정보를 충분히 공유할 것 △원전 오염수 처리 시 주변 환경과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것 등의 요구를 하기로 했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한 수산업계는 불안감에 휩싸인 상황이다. 임 회장은 “방사능 오염수를 방출한다는 외신 뉴스가 나오면 원산지에 관계없이 수산물 자체를 소비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앞서 2011년 3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하자 수산물 소비가 뚝 끊겼다. 방사능 공포로 고등어, 갈치, 대구, 명태, 꽁치 판매가 얼어붙었다. 횟집 등 자영업도 직격탄을 맞았다.

코로나19 여파로 수산물 소비가 고꾸라졌는데 방사능 오염수까지 유출되면 수산업계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질 것이란 게 임 회장의 걱정이다. 임 회장은 “수산업이 힘들어지다 보니 지역 조합장이나 어민들이 하루에도 수십통씩 전화를 걸어와 하소연을 하고 있다”며 “지원을 해주고 싶어도 당장 진행이 안 되는 게 많아 답답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임 회장은 “수산물 수요 급감, 해외수출 단절, 어촌 관광방문 전멸, 외국인 입국 제한에 따른 인력 부족 등으로 어촌경제가 고사 직전”이라고 토로했다. 임 회장은 최근 △수산물 유통·소비촉진 예산 및 긴급경영안정자금 지원 △수산정책자금 규모 확대를 비롯한 금융지원 △양식수산물 긴급수매 등을 담은 건의문을 정부에 보냈다. 기획재정부, 해수부 등 정부부처에서 검토가 진행중이지만 어민들은 느린 행정처리에 답답함을 호소한다.

임 회장은 “이런 상황에서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까지 방류되면 어촌경제는 끝장이 나는 것”이라며 “정말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기 때문에 어민 입장에서 피부에 와닿는 정책을 마련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임 회장은 “고령화, 만성적 인력부족, 영세어업 등 다른 분야에 비해 산업구조가 열악한 우리 수산업계가 다시 희망을 갖고 국가 경제 회복에 활력을 보탤 수 있도록 해달라”며 “한국·일본 정부 간 해결돼야 하는 사안이지만 어민들도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후쿠시마 제1원전의 고준위 오염수를 담은 파란색 원통형 물탱크가 보인다. 탱크의 용량은 2022년 여름께 한계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출처=그린피스 독일사무소 숀 버니 1월22일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위기’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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