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강경록의 미식로드] '죽음'과도 바꿀만한 복어의 맛

서울 중구 다동 철철복집
40년 전통의 복요리 전문점
미나리향 가득한 복지리
숯불에 노릇하게 구운 불고기
  • 등록 2020-06-05 오전 5:59:00

    수정 2020-06-05 오전 5:59:00

철철복집 복지리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죽음과도 바꿀 만한 맛이다.”

11세기 시인이자 식도락가였던 중국의 소동파가 한 말이다. 그가 극찬한 음식은 무엇일까. 바로 복어(황복)다. 실제로 복어 한 마리가 청산가리의 무려 1000배에 이르는 독성을 지녔다. 테트로도톡신 1mg으로도 사람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다. 미량의 독이라도 먹게 되면 졸리고 입술이나 혀가 떨리며, 팔과 다리 등 사지가 저리게 된다.

소동파가 극찬한 복어의 맛은 독만큼 치명적이다. 단백질 비율이 높은 대신 지방은 거의 없어 씹는 질감이 쫄깃하다. 한방에서는 복어의 성질이 서늘하기 때문에 몸에 열이 많은 사람에게 좋고, 정신을 맑게 하는 효능이 있다고 한다. 여기에 수분 배설을 촉진하기 때문에 복국을 먹고 나면 소변량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 소개할 미식로드의 맛집은 서울 중구의 ‘철철복집’. 40년 전통을 자랑한다. 이름난 노포들이 즐비한 다동 골목에서 복요리 하나로 명성을 이어왔다. 이곳은 복지리는 물론 매운탕, 복불고기 등으로 유명하다. 내부는 다소 허름한 편이나 주변 직장인들과 주당들로 항상 붐빈다. 복은 겨울이면 맛이 최고조에 오른다.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복 먹기에 가장 좋은 계절이다. 잡히는 양도 많거니와 제철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냉장기술의 발달로 사시사철 언제나 먹을 수 있게 됐다.

새콤한 양념에 미나리와 함께 무쳐서 내는 복껍질무침은 입맛 돋움용으로 제격. 복어의 효능과 함께 독소를 해독하는 미나리의 효능도 함께 기대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시원한 국물맛이 일품인 복지리는 커다란 냄비에 손질된 복과 콩나물을 넣고, 그 위에 향긋한 미나리를 올려 끓여낸다. 미나리는 살짝 데쳐서 먹어야 맛이 좋다. 너무 오래 삶으면 향도 색감도 모두 잃기 때문. 삶을수록 흐물흐물해지는 다른 생선과 달리 복어살은 닭고기처럼 쫄깃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인기 메뉴인 복소금구이와 북불고기는 숯불 위에 석쇠를 올리고 노릇하게 구운 후 간장 소스를 곁들여 먹으면 짭짤한 맛과 복고기의 푹신한 살, 그리고 쫄깃한 껍질이 어우러진다. 이 집의 복요리를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소금구이, 불고기, 지리 순으로 주문하는 게 좋다.

철철복집 복불고기
철철복집 복불고기
철철복집 복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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