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출시 1년이 된 ‘돌아온 포켓몬빵’은 작년 최고의 히트작이다. 마트에 줄을 서던 초기만큼은 아니지만 지금도 ‘띠부띠부실(뗏다 붙였다 하는 스티커)’을 찾는 포켓몬빵 고객이 꾸준할 정도다. 작년에는 열정적인 팬들이 줄을 서서 샀다면, 이제는 일반 고객들이 온·오프라인으로 구매를 하는 식으로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SPC삼립(005610)은 포켓몬빵 덕분에 작년 창립 이래 첫 매출 3조원을 달성했다. 4분기 그룹 계열사 사고 여파로 주춤했음에도 회사는 위기를 이겨내고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 (사진=SPC삼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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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적인 점은빵, 샌드위치, 케이크류를 제조하는 ‘베이커리’ 사업뿐 아니라 밀가루, 계란,, 신선식품을 제조판매하고 휴게소를 운영하는 ‘푸드’, 식자재 유통 및 단체급식을 제공하는 ‘유통’, 그외 기타 사업부문이 모두 반등했다는 점이다.
작년 사업부문별로는 △베이커리 8313억원(이하 전년비 22.1%↑) △푸드 7980억원(15.5%↑) △유통 1조6218억(9.1%) △기타 3360억원(7.6%) 매출액을 기록하며 골고루 성장했다.
특히 베이커리 부문은 전체 61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전체 이익(895억원)의 69%를 차지했다. 영업이익률도 7.4%로 준수한 편이다.
베이커리의 주원재료인 소맥(밀), 팜유 등 가격이 작년 하반기부터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올해는 마진율 상승또한 기대된다. 미국 소맥선물은 한때 1부셸(bu)당 1000달러를 돌파했지만 현재는 700달러대로 안정됐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장기화하고 인플레이션 공포가 사그라들었기 때문이다.
작년 호실적과 올해 예상 실적을 감안하면 현재 SPC삼립의 주가는 저평가돼있다. 지난 10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6299억원이다. 내년 보수적으로 잡은 예상영업이익인 1000억원을 기준으로 잡더라도 이는 PER(주가수익비율) 6.3배에 불과하다. 동일업종 평균 PER은 10~15배다.
| SPC삼립 (사진=구글 주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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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삼립의 장점이자 단점은 사업 예측의 정확성이다. 다른 산업군에 비해 베이커리 사업은 실적 전망치 예측이 쉽다. 실제 SPC삼립은 작년 초 ‘옴니 푸드플랫폼’으로 도약해 내년 4조원 매출, 영업이익 1100억원이라는 경영 목표를 세웠다. 올해 같은 실적 신장 속도로 봤을때 이는 충분히 달성 가능한 수치다.
다만 주식시장에서 봤을 때 드라마틱한 요소는 부족하다. 신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낮다는 뜻이다. 이에 해외사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신규 인수합병(M&A)이 더해진다면 주가는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주력 양산빵 제품에 대해 1월 말 가격인상을 단행했다”며 “포켓몬빵 제품 리뉴얼과 띠부씰 확대, 하반기 신규 캐릭터 빵 출시를 통해 올해도 베이커리 부문의 실적 개선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