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상 심판 "판정 시스템 개선, 긍정적"

  • 등록 2010-07-26 오후 3:44:48

    수정 2010-07-26 오후 3:47:56

▲ 정해상 심판(사진=송지훈 기자)

[이데일리 SPN 송지훈 기자] "어차피 공정한 판정을 내려야 좋은 심판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것 아닌가. 심판의 신용도를 높일 수 있다면 6심제나 전자 판독 기술 등을 도입하는 것이 긍정적인 작용을 할 수 있으리라 본다."
 
남아공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정확한 판정을 선보여 '스타 심판'으로 떠오른 정해상 심판이 6심제, 골라인 전자 판독 기술 등 국제축구연맹(FIFA)이 도입을 검토 중인 여러가지 판정 개선안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정 심판은 26일 오후3시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남아공월드컵 기간 중 오심 문제로 인해 심판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면서 "판정 시스템을 개선하려는 노력은 심판의 신용도와 권위를 높이는데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남아공월드컵 기간 중 유독 눈에 띄는 오심이 많았던 탓에  FIFA는 다양한 판정 개선 방안을 마련, 도입 여부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특히나 양쪽 골라인에 한 명씩의 심판을 추가 배치하는 6심제, 골라인에 전자감지장치를 설치해 득점 여부를 정확히 판별하는 시스템, 전자칩을 장착한 축구공 등이 도입 가능성이 높은 옵션들로 여겨지고 있다.
 
"판정 시스템 개선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는 정 심판의 발언은 심판 판정에 대한 불신이 고조된 상황에서 심판의 권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판정 방식 개선'도 고려해볼만하다는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렇듯 남아공월드컵이 오심 논란으로 인해 몸살을 앓은 것과 달리 정 심판은 깔끔하고 정확한 판정을 여러차례 선보이며 만점 활약을 펼쳐 국내 축구팬들 사이에서 '스타 심판'으로 급부상했다.
 
특히나 브라질과 네덜란드의 8강전 당시 브라질 공격수 호비뉴의 오프사이드를 정확히 잡아내 득점 상황을 무효화한 건 '정확한 판정의 본보기'로 손꼽히며 심판들 사이에서도 널리 회자됐다.
 
이와 관련해 "경기가 열린 다음날이면 심판들이 본부에 모여 해당 경기를 평가하는 자리가 마련된다"며 보충설명에 나선 정해상 심판은 "호비뉴의 오프사이드를 잡아낸 장면이 '우수 사례'로 꼽혀 동료 심판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았다"며 활짝 웃어보였다.  
 
처음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아본 것에 대해 정 심판은 "국제무대에 서는 것은 모든 심판의 소원인데, 중요한 무대에서 큰 실수 없이 잘 마치고 돌아올 수 있어 영광스러웠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K리그 무대에서 꾸준히 경험을 쌓은 것이 월드컵에서 큰 도움이 됐던 것 같다"며 겸손한 태도를 취했다.
 
이번 대회서 유독 오심이 많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잉글랜드와 독일의 16강전 당시 프랑크 램파드의 슈팅이 노 골로 처리 된 것 등 유난히 도드라지는 오심들이 몇 가지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판정 정확성은 대단히 높은 수준이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일부의 오심 케이스가 지나치게 부풀려지면서 판정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진 것 같아 아쉽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해상 심판은 월드컵 이후 180도로 달라진 주변의 태도에 대해 밝은 표정으로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월드컵 직후 울산-성남전을 통해 K리그 경기에 나설 기회가 있었다"며 운을 뗀 그는 "경기를 앞둔 감독과 선수들이 '월드컵 기간 중에 심판을 응원해보긴 처음이었다'며 격려해줘 기분이 좋았다"고 했다. 아울러 "마침 경기 종료 직전에 나온 울산 노병준 선수의 골이 오프사이드 상황이라 무효로 처리했는데, 양 팀 선수와 코칭스태프 모두가 항의 없이 나를 믿어줘 더욱 기뻤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정 심판은 '제2, 제3의 정해상 배출'에 대한 기대감도 숨기지 않았다. "대한축구협회 심판국에서 뛰어난 심판들을 길러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언급한 그는 "조중연 대한축구협회장 또한 심판에 대해 더욱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만큼, 기대감을 갖고 지켜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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