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댓 엑스트라]24시간 일해도 일당은 `쥐꼬리`

  • 등록 2010-07-30 오후 3:57:31

    수정 2010-07-30 오후 6:02:17

▲ MBC `로드 넘버 원`의 전투장면. 많은 출연진이 등장하는 이 같은 장면에 병사 1, 2 역으로 다수의 보조출연자들이 끼여있다.


[이데일리 SPN 김은구 기자] 대학 방학기간이 되면 아르바이트로 기획사에 보조출연자 신청을 하는 대학생들이 늘어난다.

TV, 영화 등에 출연하는 것인 만큼 이색적인 경험이고 출연하라는 연락이 와도 자신의 스케줄을 감안해 출연여부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보조출연 신청을 하는 대학생들이 많다.

그러나 보조출연을 생업으로 하는 사람들은 더 많다. 전국보조출연자 노동조합(이하 노조)에 따르면 서울 여의도에 운집한 보조출연자 기획사에 등록된 보조출연자의 숫자는 10만명에 이른다.

그런데 이 보조출연자들은 얼마나 받고 일을 할까? 노조 측은 보조출연자의 일당이 3만7000원이라고 밝혔다. 단역을 포함해 실연자로 등록된 연기자들은 등급에 따라 드라마 회당 출연료를 받지만 보조출연자의 임금은 일당으로 받는다. 이 일당은 경력과 연령에 관계없이 일괄적으로 적용되는 액수다. 이 외에 식대가 따로 지급되고 야간수당도 조금 붙는다고 한다.

생활정보지 등에 나오는 보조출연자 모집공고에는 `직업적으로 출연할 경우 월수입 150만~200만원`이라고 나와 있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한달내내 쉬지 않고 출연을 해도 식대를 제외하면 100만원 조금 넘을 뿐이다.

실연자들은 드라마의 경우 재방송이 될 때도 수당을 받지만 보조출연자들은 그런 것도 없다.

더구나 일을 매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1개월에 보조출연자 소요인원은 2000~3000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일자리 잡기가 그만큼 치열하다.

물론 경력이 오래돼 촬영에 익숙하고 연기력까지 갖춰 연출진이 출연을 요청할 정도의 보조출연자라면 출연 기회가 많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생활고에 시달리는 사람들도 많다. 때문에 촬영이 없는 날이면 다른 일거리를 찾는 사람들도 있다.

제작진이 연기력을 갖춘 보조출연자들에게 단역 배우들이 맡아야 하는 대사가 있는 역할을 요구하면서 일당에 웃돈을 주는 경우도 있다고 방송사 드라마국 한 관계자는 밝혔다. 단역 배우들만 하더라도 등급에 따라 출연료를 지급해야 하지만 보조출연자가 대사가 있는 역할을 맡아줄 경우 웃돈만 조금 얹어주면 돼 제작비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또 다른 방송사 관계자는 “외국의 경우 보조출연자도 경력, 연기력에 따라 등급이 나뉜다”며 “개인 능력의 차이에 따라 역할과 비중이 다를 수 있는 만큼 국내에서도 보조출연자의 등급과 출연료를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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